문학동네에서 새롭게 태어난,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를 소개한다. 긴 말 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미 가진 책이라 하여도, 이미 만났던 책이라 하여도 2012년, 임진년에 새로 태어난 <칼의 노래>, <현의 노래>는 그 의미가 크다.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 _ 결코 과하지 않은 찬사
"2001년에 출간된 <칼의 노래>를 2012년에 문학동네 출판사로 옮겨서 다시 펴낸다.
(중략)
<칼의 노래>는 내가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 책이다. 그 글을 쓰던 겨울의 추위와 순결한 초심이 이제 나를 부끄럽게 한다.
다시 임진년이다. 다 버리고 출발선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420년 전의 임진년 바다로 발진하던 이순신 함대처럼. 집중된 화력으로, 세상의 정면을 향하여"
2012년 1월 1일 김훈 쓰다 <칼의 노래> 서문 중
띠지를 벗겨낸 모습 _ 자유롭게, 유유히, 고즈넉하게...
"잊었던 책을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다시 내게 되었다. 지나간 꿈을 되짚어 꾸는 것처럼, 식은땀이 등을 적힌다.
(중략)
세한에 웅크리고 있다. 지난 일 년 내내, 내가 태어나서 살아온 나라에서는 자고 새면 날마다 증오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저주의 활화산이 폭발했다. 서로를 조롱하는 웃음으로 모두들 낄낄거렸다. 말들의 쓰레기가 세상을 뒤덮고, 눈보라로 회오리쳤다. 새해에는 쓰나미는 몰려오고 활화산은 터질 것이다. 조짐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세상으로 책을 내보내는 일은 두렵다.
순결하고, 무장해제된 말을 기다린다. 다시, 일 년 내내 들어앉을 곳을 찾고 있다"
2012년 1월 1일 김훈 쓰다 <현의 노래> 개정판 서문 중
순백색의 속표지, 그리고 제목 _ 쓸쓸하고, 장엄하고, 비장하고 아름답다
...들리지 않는 적막을 어찌 말로 옮길 수 있었겠는가. 내 글이 이루지 못한 모든 이야기는 저 잠든 악기 속에 있고, 악기는 여전히 잠들어 있다.
<현의 노래> '책머리에'에서
나란히 두 권 _ 다시 그 '감동' 맛보고 싶다.
삶은 견딜 수 없이 절망적이고 무의미하다는 현실의 운명과, 이 무의미한 삶을 무의미한 채로 방치할 수는 없는 생명의 운명이 원고지 위에서 마주 부딪치고 있습니다. 말은 현실이 아니라는 절망의 힘으로 다시 그 절망과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 아마도 말의 운명인지요. 그래서 삶은, 말을 배반한 삶으로부터 가출하는 수많은 부랑아들을 길러내는 것인지요.
<칼의 노래> 동인문학상 수상소감 중에서
대학 3학년 때, 처음 만났던 <칼의 노래>, <현의 노래>
_책을 사진에 담으며, 조금은 마음이 먹먹해졌다. 이 책을 만났던 스물두 살 그때가 떠올라서였을까...
다시, 만나보련다.
다시 김훈 선생님의 호흡을 좇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