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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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런 연애, 꿈꾸지 않은 자가 있을까?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그들의 이메일 연애를 지켜보며 나도 함께 조마조마, 두근두근거렸다.
이렇게 이메일 속에서 소러의 감정을 솔직히 담아내는 레오와 에이미가 부럽기도 했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가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떠올리게 했다면, 속편이 되는 <일곱번째 파도>는 <비포 선셋>을 생각케했다. 어쩌면 결론이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일지도^^ 

 
p268
당신에게 이메일이 와 있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어제도 그랬고 일곱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꼭 그래요.


 
tip.
"이러다 내 심장이 그냥 굳어버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친구야." 라고 한 숨 쉬는 친구에게
친구의 심장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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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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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의 두근거림을 안고 <일곱번째 파도>를 막 집어들었다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주인공들보다 더 빨리 '결론'을 재촉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어디 감정문제가 그리 쉽게 '결론'이 날 수 있는 것인가. 혼란스러워하던 '우리에 관한 진실' 속에서 나도 마침, 나의 문제 인양 얼마나 고민했던가...

고대하던, 레오와 에미의 만남, 그리고 '......' , '팜'의 등장, 에미와 레오의 선택...

레오와 에미는 사실 알고 있다. 둘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본문에서 '행복십종경기'라고 말했던^^ 보호받는다는 느낌, 신뢰, 결속, 애정, 경험, 영감, 착상, 상상, 도전, 목표.
둘이 행복이 이뤄지는 이 10종 세트를 갖추고, 행복해지길!!!! 

p19
우리에게 의미있는 내일은 없어요. 하지만 품위 있는 끝맺음은 있을 수 있어요. 

p111
난 내 코르셋에 익숙해져 있어요. 그 코르셋은 나를 안정시키고 보호해주죠. 언젠가 질식하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돼요.

p228
난 당신이 현실적으로 보는 게 싫어요!
게다가 이건 우리에 관한 진실이 아니라 우리가 없는 진실이군요. 레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난 이미 진실을 알고 있었어요!



tip
<일곱번째 파도>의 줄거리가 궁금하다면 p320 을 추천해드립니다.
에미식 열거법으로 a-l 줄거리 나열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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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 - 김훈 기행산문집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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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책으로 가득찬(진심으로 반성중이다;) 책장에서 <풍경과 상처>를 꺼내들었다. 개정판이 나왔다. 새로나온 개정판에는 뒷표지에 예쁜 꽃그림도 있다.  
<풍경과 상처>는 기행산문집이다. 그냥 산문집도 아니고 '기행' 산문집이다. <풍경과 상처>에는 국내 이곳 저곳의 김훈 작가의 상처를 통해 재편성된 풍경이 담겨 있다(서문 4-5p를 특히, 여러번 읽었다). 이미 말했지만 단순한 '기행'이 아니다. 김훈 작가의 '상처'로 새로워진 풍경의 기록이다. (그말이 그말 같지만 두 번 말한 이유는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

가령, 이렇다.

p109,p118  「대동여지도에 대한 내 요즘 생각」

대동여지도에 관한 나의 생각은 '고향'에 대한 생각과 맞물려 있다. 나는 고향에 관한 사람들의 그리움 섞인 이야기나 문학과 유행가 속에 나오는 고향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들을 경멸한다. 증오한다라고 쓰려다가 경멸한다라고 썼다. 내 고향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이다. 그 먼지 나는 거리에서 나는 자랐다. 그리고 나는 내 '고향'에서 길 하나 건너간 곳에 있는 회사에서 밥을 번다. 손바닥만한 도심의 공간이 내 한 생애의 공간이다. (중략)

고향에 집착하는 인간을 경멸한다는, 내 서두의 헛된 진술을 나는 이제 파기한다. 나는 속으로 운다. 나는 다시 쓰겠다. 나는 고향일 수 없는 고향에 마음 쓸리우면서 새롭게 고향을 세우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내 고향 서울 종로구는 자동차와 먼지뿐이다. 고산자여 내 고향을 네 대동여지도 속에 넣어다오.


역시, 김훈 작가이다!  

<풍경과 상처> 속 사계절도 이야기 하고 싶고, 김훈 작가님의 시에 대한 애정도, 지금과는 사뭇다른 문체도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이제 목이 마르다. (p191 「무늬들의 풍경-신경숙의 문체」를 패러디한건데...^^<풍경과 상처>를 읽은, 혹은 앞으로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

93년도에 쓰신 조금은 오래된 산문집을 읽으니 리뷰 쓰는 맛이 절로 난다. 안 읽어 본 사람들은 꼭 읽길...특별히 제작한 <풍경과 상처> 미니북은, <공무도하> 김훈 작가의 사인회만 와도 누구나, 공평하게 선물하니 그 기회도 놓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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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절판


난 요즘 열정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20쪽

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는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가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감상적인 곡조와 가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런 노래들은 솔직하고 거리감 없이 열정의 절대성과 보편성을 말해주었다. 실비 바르탕이 노래한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를 들으면서 사랑의 열정은 나만이 겪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중가요는 그 당시 내 생활의 일부였고, 내가 사는 방식을 정당화시켜주었다.
-23쪽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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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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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김훈의 글을 노트에 담아본 적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그의 문체를 담았던 것이다. 닮고 싶었다. 감정이 배제된 군더더기 없는 그의 문체를.

지난 5월 문학동네 카페에서 <공무도하> 연재가 시작되었다. 카페에서 김훈의 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워했고, 신기해했던 걸로 기억한다. 5개월간의 <공무도하> 연재가 끝나고 이젠 책으로 다시 보았다. 지난 주말 만났던 <공무도하>는 5개월간 연재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김훈 특유의 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서로 다른 사건들이 벌어진다. 제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루하고, 치사하고, 던적스러운, 인간의 당면문제들이다. 담담한 어조로, 끝없이 펼쳐지는 '지극히' 현실 속 이야기들... 

p35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이다.


김훈 작가는 <공무도하>가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을 함께 살자'는 이야기라고 했다. 책을 덮을즈음...나도 크게 숨을 내쉰다. 어쩌면, 작가의 깊은 한숨과 닮았을까...그런 생각을 해본다. 강 건너가 아닌 바로 이 곳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힘껏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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