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상처 - 김훈 기행산문집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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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책으로 가득찬(진심으로 반성중이다;) 책장에서 <풍경과 상처>를 꺼내들었다. 개정판이 나왔다. 새로나온 개정판에는 뒷표지에 예쁜 꽃그림도 있다.  
<풍경과 상처>는 기행산문집이다. 그냥 산문집도 아니고 '기행' 산문집이다. <풍경과 상처>에는 국내 이곳 저곳의 김훈 작가의 상처를 통해 재편성된 풍경이 담겨 있다(서문 4-5p를 특히, 여러번 읽었다). 이미 말했지만 단순한 '기행'이 아니다. 김훈 작가의 '상처'로 새로워진 풍경의 기록이다. (그말이 그말 같지만 두 번 말한 이유는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

가령, 이렇다.

p109,p118  「대동여지도에 대한 내 요즘 생각」

대동여지도에 관한 나의 생각은 '고향'에 대한 생각과 맞물려 있다. 나는 고향에 관한 사람들의 그리움 섞인 이야기나 문학과 유행가 속에 나오는 고향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들을 경멸한다. 증오한다라고 쓰려다가 경멸한다라고 썼다. 내 고향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이다. 그 먼지 나는 거리에서 나는 자랐다. 그리고 나는 내 '고향'에서 길 하나 건너간 곳에 있는 회사에서 밥을 번다. 손바닥만한 도심의 공간이 내 한 생애의 공간이다. (중략)

고향에 집착하는 인간을 경멸한다는, 내 서두의 헛된 진술을 나는 이제 파기한다. 나는 속으로 운다. 나는 다시 쓰겠다. 나는 고향일 수 없는 고향에 마음 쓸리우면서 새롭게 고향을 세우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내 고향 서울 종로구는 자동차와 먼지뿐이다. 고산자여 내 고향을 네 대동여지도 속에 넣어다오.


역시, 김훈 작가이다!  

<풍경과 상처> 속 사계절도 이야기 하고 싶고, 김훈 작가님의 시에 대한 애정도, 지금과는 사뭇다른 문체도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이제 목이 마르다. (p191 「무늬들의 풍경-신경숙의 문체」를 패러디한건데...^^<풍경과 상처>를 읽은, 혹은 앞으로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

93년도에 쓰신 조금은 오래된 산문집을 읽으니 리뷰 쓰는 맛이 절로 난다. 안 읽어 본 사람들은 꼭 읽길...특별히 제작한 <풍경과 상처> 미니북은, <공무도하> 김훈 작가의 사인회만 와도 누구나, 공평하게 선물하니 그 기회도 놓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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