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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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에서 비난하는 그 사회의 일원이다. 나는 이 역사에 책임을 느끼는 동시에 나 자신이 그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 책 마지막에 보여주는 것처럼, 내가 속한 사회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우리 모두 즉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둘 다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고자 한다면, 과거로 떠나는 이런 고통스러운 여정이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바로 이 길을 열고자 하는 시도이다.˝-16쪽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만나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출생, 방위군으로 참전.
히브리대학 졸업 후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일란 파페의 저작입니다.

모국인 이스라엘의 탄생은 법적,도덕적으로 부당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그는 이스라엘 사회로부터 살인 협박을 받았으며
하이파 대학에서 파면당했습니다.


이 전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차근차근 짚어나간다면,
소위 진실이라고 이야기하는
수많은 관점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1948년 시온주의 지도자들과 젊은 유대인 11인 그룹이 팔레스타인들을 쫓아낼 체계적인 군사 명령(팔레스타인 종족 청소)은 다음과 같다.

1. 대규모 위협을 가할 것.
2. 마을과 인구 중심지를 포위하고 포격할 것
3. 주택,재산,물건 등을 방화할 것
4. 사람들을 추방할 것
5. 남김없이 파괴할 것
6. 마지막으로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할 것

˝아크레로 공급되는 상수도에 장티푸스균 투입, 유대인들이 자행한 수많은 강간 사례, 수십 건의 대량학살˝-13쪽


˝이스라엘의 역사 서술에 의해 조작된 이야기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수십만 명이 신생 유대국가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아랍침략군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잠시 자기 집과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대규모로 ‘자발적 이주‘를 했다고 한다˝-11쪽

˝1948년 종족 청소가 세계의 집단적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지고,
세계의 양심에서 삭제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도리가 없다˝-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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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0-0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북프리쿠키 2023-10-21 15:01   좋아요 0 | URL
잘 계시죠?^^
반갑네예!
 

연휴, 도서관, 가족



그림자를 버리고 ˝꿈 읽는 이˝로서 눈에 상처를 내고, 두 번 다시 그 문을 넘지 않는다는 암묵의 ˝계약˝을 맺은 그의 이야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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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20년 10월



25년 전에 출판한 도올 선생의 [노자와 21세기]를 감명깊게 읽었던 터라 

노자 총81장을 역주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얼른 샀습니다.


동양철학.

재미없습니다. 솔직히.

마치 학창시절에 농띠 선생이 가르친 과목처럼 말이죠.


도올은 달랐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서양이 압도하는 물질문명에서 서양철학은 땟갈 좋게만 보이고

동양철학은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졌지요.


철학은 사람의 죽음이라는 전제 위에서 탄생한 학문이라고 누군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철학은 "사람"을 이야기하는 학문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될때까지도 20년이 넘게 걸렸네요.


무엇보다 도올의 강의와 책은 재미있습니다.

2천년전의 글을 갖고 와서 지금의 사람에게 전달하는 메신저의 능력이 탁월합니다.

왕필의 주를, 다산의 해석을, 그리고 가감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도올의 깊이를 읽다보면,

내가 알아왔던 고전의 해석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또한 그렇게 공부해왔으니 재미가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제1장의 의미를 깊게 공부해야지만 나머지 80장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올은 제1장의 해석에 90여 페이지를 할애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으로 시작해서 중묘지문"으로 끝나는 문장.


아래는 제1장의 핵심적인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원불변의 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참된 존재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모든 존재는 변화 속에서 존재한다. 하나님도 존재하기 위해서는 변화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우리가 불변이라고 부르는 것은 모두 변화의 다양한 양태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보통 "불변"이나 "영원"이라 말하는 것은 모두 시간 속의 지속태일뿐이다. 시공간 내의 모든 것이 변화에 복속된다는 것은 지극한 상식이다. 파르메니데스도 플라톤도 사도 바울도 시공간 내에서 불변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발견한 불변한 장소가 수학(기하학)이었고, 수학의 자리가 관념이었다. 관념의 자리가 바로 이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능력일진대, 그것은 불변의 존재가 아니라 개념적 약속에 불과한 것이다. 과학의 법칙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29쪽


제1장의 마지막 문장 "중묘지문(衆妙之門) : 뭇 묘함이 모두 이 문에서 나오는도다! 를 마무리하며, 

도올은 강요배 화백을 불러냅니다.

몇 년전에 제주4.3사건에 꼳혀서 여러 서적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을 하며 제주4.3사건의 기념비적인 장소만 골라서 여행했을 때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라는 그림책을 보고 그 강렬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던 적이 있었죠




동백꽃 지다
강요배 / 학고재 / 1998년 3월


부질없는 역사의 장면들을 거칠고 먹먹한 그림 솜씨로 담아낸 책입니다.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 내면의 고통까지도 공감해야 하듯이,

제주를 알려면 3대에 걸친 제주민의 70년 고통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올이 1982년도에 귀국하여 동양고전에 관한 포문을 열기 전 강요배 화백이 1981년도에 이미 "중묘지문"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사실..그의 사회적 관심의 배면에 심오한 철학적 성찰이 있었다는 얘기로 제 1장을 마무리했습니다. 


2020년 7월1일 "그림과 말 2020" 전시회에서 강요배 화백이 도올에게 한 말입니다.

"사실 이 그림의 제목은 "꽃"이 아니라 "중묘지문"입니다. 저는 그 당시 [노자]를 읽고 어떻게 인간이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도무지 그 사유의 스케일에 거대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1장에 나오는 중묘지문이라는 말에 너무도 매력을 느꼈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고민 끝에 노자로부터 받은 인스피레이션을 이렇게 꽃 한송이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이 그림이 꽃이 아니라 중묘지문이라 제목을 달아야 마땅하지요. 그런데 제가 감히 노자를 안다고 폼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80년대 선생님과 같은 철학자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아무도 노자가 뭔지 몰랐어요....." - 92쪽



강요배 [중묘지문 : 156cm x 156cm, 1981년]


수운이 한 말 중에 "나의 도는 넓지만 매우 간략하다. 그래서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도올은 "나의 도는 한없이 쉽고 또 쉬운 것인데, 쉽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어렵게 들린다. 그래서 부질없이 말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린 수운처럼, 강요배처럼 살고 있나요?

아님 도올처럼 살고 있나요?

아니면 저처럼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자 나도 따라 짖어대는 것일뿐, 왜 그렇게 짖어대는지 까닭을 묻는다면 그저 벙어리처럼 아무 말없이 웃을 뿐" 이라고..눈물이 핑 도는 이탁오 선생의 문장처럼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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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24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23-09-24 15:4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호시우행님~!

호시우행 2023-09-24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북프리쿠키 2023-09-25 13:45   좋아요 0 | URL
네 호시우행님도 !! 다가오는 연휴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라스트 레터 - 아웃케이스 없음
이와이 슌지 감독, 마츠 타카코 외 출연 / 루커스엔터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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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슌지 감독
2000년 ˝4월 이야기˝의 주인공 마츠다카코가 벌써 47세가 되어버렸네요. 반가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히로인 히로세 스즈와 이와이 슌지 감독과의 첫 만남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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