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려서부터 부모를 사모하다가
아름다운 여자를 알게 되면 여자를 사모하고,
처자식이 생기면 처자식을 그리워하고,
벼슬을 하면 군주를 사모하고
군주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 마음을 태운다.
그러나 큰 효자는 죽을 때까지 부모를 사모한다.˝
(《만장 상》1) - 80쪽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은 맹자의 성선설을 증명해 주는 강력한 증거이고 웬만해선 부정하기 어렵고, 또한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하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부모를 사모한다는 저 문장이
내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늘 가슴시린 아픈 말이다.
후회를 확신하고 준비하는..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건
부모의 무조건적인 측은지심의 발로에서 키워진 본성의 싹 덕분이다.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은, 그 두사람을 넘어서 세상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된다.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이 아니라면 사랑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맹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로 홀아비, 과부, 자식 없는 사람, 부모 없는 아이를 꼽고, 이들을 어진 정치를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양혜왕 하)5>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이 세상을 연대하는 원천이고,
그 사랑이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것이라면, 이러한 ‘결손‘은 무엇에 비할 데 없는 불행이다.
가정이 측은지심을 키우는 온실이라고 할 때, 이러한 온실을 갖지 못한 사람은 처음부터 불리한 환경에 놓인 것이다.- 76쪽
맹자의 성선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땅에 하루가 멀다하고 패륜적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린 무엇을, 누구를 사모하고 살아가는가.
한낱 나무 한그루를 키우더라도 정성껏 물을 주고 보살피는데, 과연 우리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고 다스리는 노력은 얼마나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