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를 올리고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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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는 복싱에서 수비하는 자세를 가르킨다.

가드를 올렸다는 말은 다가올 공격에 대해 수비할 자세를 완전히 갖추었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럼 우리는 가드를 어떻게, 언제 올리는가?

당연히 무언가와 싸워야 할 필요가 있는 순간에, 바로 그 대상 앞에서 일 것이다.

그럼, 오늘 우리가 상대해야 할 그 대상은 무엇일까?

책을 살펴보면 빨강 글로브와 검정 글로브의 복싱선수들의 시합이 펼쳐진다.


시합을 위해서는 당연히 링이 펼쳐져 있다.

책은 이 링을 산에 오르는 것으로 설명했다.

물론 산은 우리의 삶으로 생각해도 된다.

시합의 초반에는 팔도 쭉쭉 뻗어 보면서 거침없이 진격했다.

물론 산을 오르는 초반도 마찬가지다.

호흡도 제대로, 걸음도 제대로.

흔들림없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시작해본다.

이대로라면 분명 단박에 산의 꼭대기에 오를 것 같다.

우리네 삶도 순탄한 길을 예상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복싱 경기도, 산을 오르는 것도, 살아가는 것도 결코 순탄하지 않다.

상대방의 펀치를 맞고, 맞고, 또 맞는다.

작은 펀치를 맞고, 맞고 결국 강력한 몇 방의 펀치를 맞고 만다.

산을 오르다 호흡이 가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삶에 나타난 고난때문에 용기를 읽고 마음이 흔들거린다.

결국에는 땀이 비처럼 쏟아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다운이 되고 말았다.

산꼭대기를 바라보고 걷고 걷다 결국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겪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쓰러진 상태에서 일어날 것인지, 쓰러진 채로 그대로 있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다.

그런데, 삽화속의 선수는 빨간 글로브여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어보고.

선수는 비록 만신창이가 된 몸이지만, 다시 한 번 가드를 올려본다.

한 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 것은 힘들다.

그 횟수가 거듭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배가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코 그 자리에 쓰러져 있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주먹을 쥐고 가드를 올린다.

다른 책들과는 다른 표현법에 눈에 띄었던 삽화.

책을 보던 아이가 너무 성의없이 그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게도 했지만,

작가 나름의 의미가 있어 이런 터치의 그림을 그렸을 것.

연필로 직접 그린듯한 간결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그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강한 터치감이 느껴지는 삽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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