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섬, 군함도 풀빛 동화의 아이들 27
김영숙 지음, 박세영 그림 / 풀빛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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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영화가 개봉하면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곳이다.

군함 모양의 섬이라는 하시마 섬에 관한 가슴 아픈 역사이다.

물론 일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탄광에 강제 징용에 동원된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은 미리 알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역시나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예외없이 일어나는 울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우리네 조상들이 이렇게 힘들게, 목숨을 걸고, 착취와 억압 속에서 죽지 못한 삶을 살아갔던 가슴 아픈 현장이 바로 군함도이다.

책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부터의 시간을 근태라는 아이의 일기 형식을 빌어서 서술하고 있다.

이제 조선말을 쓸 수 없고 이름도 일본식으로 바꾸어야 하고 동네 사람들이 징용으로 끌려가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상황이다.

'일반 보국대'로 뽑혔다면서 아버지가 일본으로 끌려 가고 겨우 도착한 편지 한 장으로 하시마 섬에서 배고픔과 노동에 시달리고 계신다는 사실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우리 가족이 모두 일본으로 가게 되었단다.

드디어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쁘지만, 연로하신 할머니는 모시고 갈 수가 없다.

도착한 하시마에서 만난 아버지는 전에 알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 곳에서는 세 가족이 죽도록 일을 해도 먹고 살기조차 힘들었다.

다친 아버지를 대신하여 해저 탄광으로 가게 된 근태는 눈 앞에 닥친 막장의 현실에 두려움을 느낀다.

앉을 수도 없어서 누워 천장에 있는 석탄을 캐야 하고 할당량을 채우기 전에는 집에도 갈 수 없다.

그 곳을 표현한 그림을 보니 갱도가 딱 개미굴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개미는 기어서라도 다니지만,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그런 곳에서 어떻게 일을 하겠는가.


안전장비는 고사하고 습하고 더운 환경 때문에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그 곳에 들어간다.

이런 곳에서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일해야 한다.

작업 환경뿐 아니라 늘 폭력을 휘두르는 감독들도 조심해야 한다.

몽둥이는 물론이고 곡괭이도 휘두르니 잘못하면 목숨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곳에서 몇 년씩 폭행을 당하고 강제 노동을 한 사람들이 어찌 온전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하시마 탄광을 인수한 미쓰비시가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지었다는 일본 최초의 7층 아파트.

우리는 미쓰비시를 전범 기업이라고 알고 있고,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지옥이라고 묘사된 하시마 해저 탄광.

일본인들과 한국인들 대부분은 이 현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

이제 군함도가 세인의 관심에 떠오른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 모진 고난을 이겨내고 생존해 계신 강제 징용 피해자들.

여전히 자신들의 과오를 덮는데만 열중하고 전혀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본의 많은 사람들.

우리 나라가 힘이 없어 억울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아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역사적 진실 규명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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