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용이 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상징과 풍자로 뒤섞인 113편의 거대한 퍼즐-

이 글의 저자인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는 스페인의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다.

표지만 살펴봐도 눈길이 가는 문구들이 많이 보인다.

미니픽션이라는 낯선 단어도 보이고. 

'들어가며'에 보면 '여기 용이 있다'라는 제목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예상치못한 위험이 있으니 두려움을 느낀다면 돌아가라는 경고의 표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 생각의 중심에 깊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픽션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휴식을 취하면서 순서대로 읽어 나갈 것을 권한다.

천천히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표지에도 쓰여져 있다.

'반드시 천천히 읽을 것'이라고. 

책을 읽다보면 완전 기발하다고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눈에 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의 처음에 쓰여져 있던 '때때로 사건들은 가능성의 테두리밖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참 적절하게 인용되었다고 생각된다.

처음 만나는 이야기는 '전염병'이다.

낱말들이 죽고 있다는 믿어지지 않은 이야기다.

수다에게 다시는 입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중형을 선고해 감옥에 가두었다고 하니 이제 당분가 우리가 수다를 만날 일은 없어 보인다.

또 심장이 두 개있는 가족 이야기도 있다.

하나는 사랑을 위한 심장, 또 하나는 미움을 위한 심장.

그렇기 때문에 이 들은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미워하거나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들을 동시에 느끼는 우리도 심장이 두 개인걸까?

작별을 파는 상점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과연 어떤 작별을 선택할까?

가장 많이 찾는다는 기나긴 포옹과 키스, 아니면 악수?

여행 가방에 관한 이야기는 참 많이 공감이 갔었다.

그 작은 공간이 그 사람을 가장 잘 함축해놓은 축소판이라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서 그 가방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바로 우리 자신을 넣어 둔 가방이기 때문이다.

한 권 안에 똑같은 이야기가 두 번 인쇄된 페이지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책에 쓰여져 있는 행동 중의 하나를 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 닮은꼴 이야기도 흥미롭게 반복된다.

이 책 속에는 용이 산다.

그 용을 만날지 말지는 각자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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