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의 끝에서 - 제2회 나미콩쿠르 대상 수상작
마르셀로 피멘틀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줄을 선다는 것은 어디서건 질서와 기다림을 의미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줄을 벗어난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의 질타를 받게 된다.

사람들만 그런 것은 아닌가보다.

이 책을 보니 동물들이 사람들보다도 훨씬 질서정연하게 줄을 선 모습을 보인다.

어떤 동물이건 그건 모두에게 마찬가지이다.

사자처럼 힘이 센 동물이건 개구리처럼 약한 동물이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모두 똑같다.

자신이 가진 권력과 힘을 이용해서 혼자서만 편한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니 이런 동물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멋져 보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잘 정돈된 줄을 서고 있는 동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면서 물어 보았는데, 고개만 갸웃거릴 뿐 선뜻 대답을 내어놓지 않는다.

글자없는 책을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혼자서 책을 살펴보다가 얼른 엄마를 불러 읽어달라고 한 아이였는데,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줄 서 있는 동물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떤 목적으로 줄을 서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동물들을 멋지게 변화시켜주는 어떤 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읽어 주고 넘어갔는데, 책의 표지를 감싼 종이의 안쪽을 보면 설명이 나와 있다.

뒤쪽을 향한 발을 가졌으며 브라질 원주민의 신화에 등장하는 숲과 동물의 수호자인 쿠루피라라고 한다.

어떤 페이지들은 아이가 스스로 조작해서 그림의 변화를 볼 수 있는 페이지들이 있어서 아이의 흥미도를 올려준다.

자꾸만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이런 작은 부분들이 아이들에게 큰 역할을 한다.

이제 멋진 무늬를 갖게 되었지만, 아직까지 동물들의 줄서기는 끝나지 않았나보다.

심지어 깜깜한 밤이 되어도 여전히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이다.

눈을 감고 잠을 자면서도 그 줄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동물들이 모두 잠을 잔다고 했더니 아이가 콕 집어서 말한다.

올빼미랑 한 동물이 눈을 뜨고 있다고 말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잠깐 가져봤다.

이렇게 열심히 서서 이젠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이렇게 열심히 줄을 서서 목적을 이루었지만 동물들에게 다시 시련이 닥쳤다.

그 시련으로 좌절감을 맛본 동물들이지만, 결코 끝이 아니다.

책의 마지막을 넘겨보면 다시 구멍을 통해 줄의 맨 끝으로 가서 서는 새를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줄서기의 시작인 것이다.

아이는 동물들의 줄서기가 끝이 없는 책이라는 사실에 무척이나 신기하게 생각했다.

계속 넘겨 보면서 안끝나는 이야기냐고 물어보면서 말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 무언가를 성취했다고 해도 끝은 없는 법이고, 힘든 일이 있어도 좌절하고 쓰러져 있지 않고

다시 용기를 내어서 도전하라고 책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줄의 끝에 가서 다시 줄을 서는 새 한 마리의 모습처럼 말이다.

아이들도 다시 처음부터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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