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면 바람이 분다
석우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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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르르~거리면서 달려가는 스쿠터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분홍색 이탈리아산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 타고 달렸던 것이라고 한다.

분홍색 스쿠터와 딱 어울리는 우리의 여주인공 연분홍.

연분홍을 향한 사랑을 조금씩, 아니 첫눈에 키워간 태신묵.

둘은 길을 묻고 답해주던 사이, 닭집 배달원과 손님으로 만난 사이다.

분홍이 신묵과 마주치는 날에는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처음 만난 날은 분홍이 교통 사고를 당해서 다쳤다.

둘이 다시 만났을 때 커피 한 잔 마시자는 신묵의 제안을 받아들인 분홍은 가게 화재라는 엄청난 일을 맞닿드리게 된다.

오빠의 작품을 가지러 가게에 다시 들어갔던 엄마는 큰 화상을 입고 결국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분홍을 떠나고 만다.

심장 수술을 하던 오빠 주홍도 분홍의 곁을 떠나고 이제 분홍은 외톨이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신묵의 탓인것만 같아서 분홍은 괜스레 그에게 짜증을 부렸고 신묵은 분홍에게 분홍색 스쿠터를 보낸다.

돈이 급한 분홍은 스쿠터를 팔고 분홍과 신묵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1년이 지나 분홍의 회사가 조경에 참여한 공원 기공식에서 둘은 다시 마주쳤다.

분홍이라는 이름이 너무 약해보여서 강해보이는 강희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는 분홍.

좋은 아버지도 좋은 남편도 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심심할 때 만나서 밥먹을 친구나 하자고 분홍에게 말하는 신묵.

신묵이 거래처 상사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수근거리게 된다.

인도네시아로 가게 된 신묵과 분홍은 서로에게 훗날에 대한 어떤 말도 없이 그냥 헤어지고 만다.

두 사람은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선선한 6월 아침의 바람 같은 관계인 듯 싶었다.

서로에게 무언가를 바란다고 해도 결코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고 그저 스치도록 놓아 두는 듯한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관계.

힘든 여자를 남자가 지켜주고자 하나 그것을 반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두 가지의 반응이 있겠지.

그래도 끝까지 도움을 주거나 포기하거나.

아니 몰래 도와주는 방법도 있겠다.

부유한 신묵과 너무 힘든 환경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 분홍.

두 사람을 달콤한 관계로 이끌만한 것은 무엇일까?

혹 분홍색 스쿠터는 아닐까?

무언가를 타면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그대로 느껴진다.

잔잔하면서도 따스하게 그려진 두 사람의 로맨스가 그대로 느껴지는 분홍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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