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풀빛 그림 아이 50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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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에게 물어 보면 종종 사람이 될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공룡이 된다거나 호랑이가 된다거나 로봇이 된다거나.

우리 막내는 언젠가 경찰서가 되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듯 동물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또한 멀리 있기도 한다.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그들만의 생활에 함께 한다는 것은 어려우니 말이다.

책 속의 아이는 커서 바다표범이 된다고 한다.

왜 하고많은 동물들 중에서 바다표범일까 책을 읽어 보면 간절한 마음이 이해가 된다.

책을 펼치면 우선 신비로운 바닷속 풍경이 펼쳐지는 속지를 만날 수 있다.

직접 눈으로 보기 힘든 곳이라 그런지 바닷속 풍경은 늘 우리에게 호기심을 갖게 한다.

아이도 책 속에 그려진 풍경을 열심히 눈을 굴려서 쳐다 본다.

 

책의 처음은 이렇게 수영을 자유자재로 하는 아이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막내에게 "너도 이렇게 수영 잘하고 싶지?"라고 물어 봤더니 자기도 잘한단다.

우리 아이는 물에서 물장구치면서 잠깐 잠수하고 있으면 그게 수영하는 건 줄 알고 있다.

그래서 늘 자신만만하게 자기는 수영 잘 한다고 큰 소리 친다.

책 속의 아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물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다음으로 넘어간다.

배운 적도 없는 수영을 잘 하는 아이는 외딴 바닷가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산다.

아빠가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가면 엄마는 바다 밑에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해주었다.

인어 아가씨, 바닷가재 소녀, 구눈박이 장어, 궁중 대신 바다소, 오징어 왕자, 죽음의 해파리, 왕집게발 소년, 정어리 거인, 이불 문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등에 싣고 다니는 고래.

이런 신기한 것들이 모두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한 행동이 이 이름들을 읽어주면 아이가 그림에서 찾는 것이다.

아직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단어가 나오며 어리둥절해있다가 엄마가 어떤 뜻인지 알려 주면 얼른 해당하는 곳을 가르킨다.

우리 바닷속에 이런 것들이 살고 있다면 어떨까?

낯설었다가도 어느 샌가 좀 특이한 것들이구나 하고 평범하게 넘어 갈까?

다른 건 몰라도 아무래도 사람과 합쳐져 있는 것들은 좀 거부감이 들 것 같다.

너무나도 익숙한 인어는 빼고라도 말이다.

어느 날 아빠가 반짝이는 꾸러미를 들고 왔는데 알고 보니 그건 바로 바다표범 가죽이었다.

이건 평범한 가죽이 아니라 셀키로 육지에 올라와 가죽을 벗으면 인간이 된단다.

바로 그 바다표범 가죽인 것이다.

아이는 그 가죽으로 아빠가 셀키라고 결론 내렸지만, 정말일까?

이 책의 백미는 아무래도 8장에 이르는 긴 그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아이도 좋은지 시간만 나면 그림을 길게 펼쳐 놓고 열심히 쳐다 본다. 

아마 얼마 안가 저 그림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겠지만, 안보이는 세계에 대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는 그만인 것 같다.

(벌써 조금씩 찢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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