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이철원 그림 / esteem(에스티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읽어도 따스해진다.

나를 기다리는 집.

기다리는 집이 있다면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언제까지나 나를 믿어 주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집이 우리에게는 있는가?

또 내가 그런 집이 되고 싶은 사람은 있는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황선미라는 이름만으로도 일단 이름을 끄는 책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넝마같은 집이 등장한다.

집 둘레가 온통 나무판자와 종이 상자, 플라스틱이며 병들이 켜켜이 쌓여 있고 지붕에는 타이어가 얹힌 집이다.

천막은 바람에 펄럭이고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이며 몰래 버린 오물에서 냄새가 풍기는 그런 방치된 집이다.

오죽하면 맞은 편에 있는 놀이터도 텅 비게 만드는 그런 집이다.

이런 집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전에 그 집에는 사감할매가 살았다.

아들도 떠나고 며느리와 손주들이 떠나고 혼자 남아 그 집에 살다 혼자 세상을 떠났지만.

어느 날, 그 집 앞에 불량해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다.

또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한 소년이 그 남자와 만났다.

어느 날, 그 집에서 두 아이가 나왔다.

마르고 꾀죄죄한 여자애와 두 살 정도 된 동생.

며칠 전 어떤 여자가 애들을 빈집에 버리고 갔다.

어느 날, 감나무 집에 켜켜이 쌓여 있던 잡동사니들이 치워졌다.

어느 새벽, 불량해 보이던 그 남자가 혼자서 감나무 집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소년이 그 남자를 돕는다.

집에서 나온 여자 아이는 날마다 와서 감나무 집을 바라보고 서 있다.

또 어느 날, 낯선 소년이 놀이터에 나타났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누구일까?

잔잔하게 써 내려간 가슴 아픈 사연들이 따스함으로 물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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