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 담쟁이 문고
김현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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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빵과 크림빵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하면 다들 취향에 따라 고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크림빵을 더 좋아한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의 맛이 아이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빵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맛있고 배부를 수 있는 간식이다.

하지만, 란주와 달고에게 있어서 빵은 그렇게 단순한 의미가 아닐 것 같다.

란주에게 있어서는 탈출구나 자유같은 의미가 될 것 같고, 달고에게는 괴로움이 묻어 있지 않을까 싶다.

란주에게는 아빠도 두 명, 엄마도 두 명이다.

짝퉁을 좋아하는 친아빠, 조선족으로 불법시술하는 짝퉁 한의사 새엄마, 호강하고 살기를 원하는 친엄마, 전도사면서 돈만 밝히는 새아빠.

란주는 이들을 정이 묻어나는 아빠, 엄마라는 호칭대신 원, 투로 생각하기로 한다.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일진을 따라다니며 몸을 숙이는 이진이었다고 고백하는 란주.

전학와서 짝이 된 달고는 통닭집에 아저씨에게 입양된 아이였는데 커다란 덩치와 큰 코, 까진 입술에 여드름이 달린 얼굴을 가진 아이다.

달고는 참 순진하고 착하기만 한 친구이다.

그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어서 친구들이 하는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다 보니 이런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학교에서는 일진들에게 빵 셔틀과 괴롭힘을 당하지만, 아빠가 너무 좋단다.

가족들이 싫은 란주는 그런 말을 하는 달고가 괜히 미워서 오히려 더 못되게 굴었다.

란주 역시 전학 온 학교에서 정시아 패거리들에게 괴롭힘과 조롱을 당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왕따를 당하는 비슷한 처지에 있지만, 자신도 달고를 놀리고 그러면서도 함께 생활하는 란주의 모습이 왠지 이해가 된다.

어느 날, 란주는 달고가 욱 패거리들에게 무참히 맞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무시하고 지나치고 만다.

결국 머리를 다친 달고는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지만 깨어 나지 못한다.

미안함에 매일 달고를 찾아와 간호를 하고 책을 읽어 주고 편지를 쓰는 란주.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란주가 누워 있는 달고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한다거나 과거를 회상한다거나 하는 내용으로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청소년 수련관에서 빵을 배우고 빵 가게에서 일하면서 차츰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주는 법을 알게 되는 란주이다.

란주의 삶에 골동품 할아버지와 문신 아저씨가 영향을 꽤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이웃 사촌인 두 사람의 따스함이 란주에게 불어 갔을 테니 말이다.

청소년 시기에 부딪힐 수 있는 문제들을 어둡지 않게 따스하게 풀어 나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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