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 때문에 아시아 문학선 12
류전윈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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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속에서 말 한 마디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 한 마디로 충분히 관계가 훨씬 친밀해지기도 하고 평생 못 볼 원수가 되기도 한다.

말 한 마디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중국 소설을 만나 보았다.

중국소설을 몇 편 안 읽어봐서 그런지 처음부터 장벽에 부딪혔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비슷해서 도대체 누가 누군지를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중요 인물들의 이름은 눈에 많이 익었지만.

라오양, 라오마, 라오리, 라오두, 라오떠우, 라오쿵, 라오왕, 라오저우, 라오차이, 라오추, 라오쩡, 라오멍, 라오쟈, 라오후......

한자를 보니 라오가 노인이라는 뜻인 것도 같다.

그럼 이름이 김노인, 양노인, 박노인 뭐 이런 식인건가?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젊은 사람들에게도 라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니 그것도 아닌가보다.

사전을 찾아보니 '늙다'라는 형용사는 맞는데 쓰임새는 잘 모르겠다.

두부를 만들어 파는 라오양에게는 아들이 셋 있었다.

큰 아들 양바이예, 둘째 아들 양바이순, 셋째 아들 양바이리.

이 중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양바이순이다.

라오양의 아들들은 두부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양바이순도 어떻게 하면 두부 만드는 일에서 벗어나볼까 고민했다.

뤄창리의 함상을 듣기 위해 먼 길을 갔다가 양을 잃어버리고 찾지 못해 집에 들어가지 못하던 양바이순은 머리깎는 라오페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새로 부임한 현장이 학교를 열었지만, 라오양과 양바이리에게 속아서 양바이순은 집에 남게 되었고 나중에 그 일을 알게 된 그는 너무나도 화가 나서 라오양과 두부로부터 벗어나 집을 떠나간다.

양바이순은 돼지 잡는 라오쩡에게서 돼지 잡는 법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염색공방에서 물어 지어 나르기도 했다.

하지만, 또 잘못을 저지르고 나온 양바이순은 라오잔의 신도로 들어가고 양모세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이탈리아 신부인 라오잔은 중국에 온 지 40년이나 지났건만 신도를 여덟 명 밖에 개척하지 못했다.

어느 명절놀이에 대타로 염라대왕의 춤을 추게 된 양모세를 본 현장 라오스의 눈에 들어 현 정부에 들어가 채소밭을 가꾸게 된다.

그리고 만터우공방의 우샹샹의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이름을 우모세로 바꿨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누리게 된 양바이순인 듯 하지만, 삶이란 또 그렇지 않은 것.

양바이순의 남은 삶도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말을 너무 많아서, 혹은 말수가 너무 적어서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가까운 곳이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낯선 중국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을 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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