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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9
알렉스 쉬어러 지음, 정현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9월
평점 :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말이다.
형제는 용감했다.
책 속 형제 '나'와 클리브는 쌍둥이다.
엄마가 없는 형제는 크루즈선의 승무원인 아빠가 바다로 나가시는 기간에는 할머니집에서 지내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어느 날 크루즈선에 몰래 타서 아빠와 같이 항해를 하기로 결심한다.
다른 사람들과 한 가족인 것처럼 배에 몰래 타는 것에 성공한 형제는 배의 바닥쪽에 있는 창고를 아지트로 삼고 크루즈여행을 즐긴다.
클리브가 들쥐층이라 칭하는 곳이긴 했지만, 나름 안락한 선실이었다.
많은 것이 무료로 제공되는 호화 크루즈였기 때문에 가끔 아빠와 마주칠까 두려운 것빼고는 지내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다.
여러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영장에서 즐기고, 영화관에서 영화른 보면서 나날이 즐거운 날들을 보내는 형제였다.
같은 반 친구였던 '잘난척대마왕' 왓슨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아빠가 선장이라고 허세를 부렸던 클리브때문에 이제 형제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아빠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클리브는 간질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밤새 폭풍우가 치기도 하고 클리브가 바다에 빠질 뻔 하기도 하고
정박한 이집트에서는 배를 놓칠뻔하기도 하는 등의 소동으로 점점 소란스러운 여행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모든 소동의 끝이라면 서운하다.
마지막 한 방이 기다리고 있었고 형제는 용감했다는 제목이 적절하게 등장한다.
5분 먼저 태어난 형이라는 이유로 철부지 클리브의 모든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던 '나'에게 희소식도 전해진다.
'나'는 클리브를 엄청 괴짜라고 했고, 방금 돼지가 깔고 앉아 납작해진 소똥같이 생겼다는 말과 함께 텅 빈 방도 더럽힐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클리브에 대한 이 소개를 읽을 때 웃음이 나와서 혼났다.
텅 빈 공간도 더럽힐 수 있는 능력.
아마 우리 아이들도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면서.
밀항자가 되었지만, 유유자적하면서 생활하는 형제의 모습이 살짝 부러운 생각도 들면서 크루즈 여행이라니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였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기회가 된다면 쌍둥이형제들처럼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수영장에서 종일 노는 코스를 선택할 것 같다.
더불어 세 아이들에게 용기가 솟아나서 '삼형제는 용감했다'가 된다면 더 좋겠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