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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너만 알고 있어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54
박현숙 지음, 권송이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친구에게, 형제에게, 부모에게.
누군가와 비밀을 공유한다는 것은 왠지 어깨 으쓱해지는 일이면서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혹시 알려지게 되는 날에는 사이가 틀어지기 싶상이다.
어느 날, 장수네 집에 쫓아 온 민지 엄마는 민지에게 들은 말들을 쏟아 내면서 화를 내고 돌아간다.
엄마, 아빠가 하던 이야기를 들은 장수가 민지에게 옮겼기 때문이다.
결국 큰 싸움이 났고 장수 엄마는 장수를 '입 가벼운 녀석'이라며 혼냈다.
얼마전에는 아빠의 비밀을 말해 부부싸움을 했고, 형의 비밀을 말해 엄마에게 혼나게도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간 장수는 또 입으로 실수할까봐 아예 아이들을 보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잠깐 고개를 든 그 순간, 장수는 보고 말았다.
동민이에게 좋아한다는 쪽지와 함께 민지가 선물을 준비한 것을.
천하장사에 남자아이같은 민지가 잘 생기고 공부 잘하는 동민이를 좋아한다니.....
장수와 눈이 마주친 민지는 혹여 그 사실을 말할까 이것저것 선물을 주고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다짐을 한다.
약속을 해서 비밀을 숨기고 있는 장수는 답답하다 못해 이제 아플 지경이 되었다.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처럼 대나무 숲이 필요했다.
선생님에게 말하려다 실패한 장수의 눈에, 때마침 전학 온 홍기는 무척이나 말하기를 싫어하는 아이로 비쳤다.
그래서 장수는 닭고치를 사주면서 홍기에게 민지의 비밀을 말해버렸다.
하지만 다음날 학교에는 소문이 쫘악 퍼지고 말았다.
누구의 짓일까?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이번에도 재미있는 내용을 아이들에게 선물해주었다.
아이들에게 비밀을 간직하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엄마에게 비밀이라고 말해놓고는 자기들이 나서서 그 비밀을 스스로 알려 주는 모습을 본다.
그 비밀이 남의 비밀이라면 더할지도 모른다.
특히 장수처럼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입 밖으로 소리내어 전달해야 하는 아이라면 정말 곤욕스러운 일일것이다.
소문이란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친국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의리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