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의 선비 정신 - 쉽 없이 탐구하고, 바르게 행하여 역사를 이끌다! ㅣ 토토 생각날개 26
황근기 지음, 이선주 그림 / 토토북 / 2013년 7월
평점 :
'선비'라는 단어만 들어도 우리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언가 구체적인 형상이 그려진다.
갓을 쓰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든지, 점잖은 걸음걸이에 근엄한 목소리, 강직한 성품 등.
조선이라는 시대를 살았을 수많은 선비들 중에서 저자는 9명을 골라 선비 정신을 이야기한다.
제목을 보자.
속바지를 입지 않고 외출한 선비, 김덕함.
왕의 병풍 뒤에 몰래 숨은 선비, 민인생.
도끼를 들고 광화문에 간 선비, 최익현.
판서의 바둑판을 엎어 버린 선비, 김수팽.
왕을 나리라고 부른 선비, 박팽년.
이런 제목들을 보아하면 이 책은 선비가 아니라 이상한 행동들을 했던 역사적 인물들이라는 제목이 붙어야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자는 왜 이런 인물들을 골라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들로 뽑았을까 궁금하다.
황희, 박팽년, 최익현 같은 눈에 익은 선비들도 보이지만 김수팽, 민인생같이 잘 들어 보지 못한 사람들도 눈에 띄여서 사연이 궁금하다.
책을 펼쳐서 내용을 확인하면 제목에 대해서 이해가 가면서 참 적절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 엄격한 사회에서 속바지도 입지 않고 외출했다는 김덕함.
그 사연 속에는 '대사성'이라는 높은 벼슬에도 외출복을 한 벌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청렴했던 그의 성품을 잘 볼 수 있었다.
'에이, 설마........ 이게 진짜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이게 100% 진실인가 아닌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김덕함이라는 선비가 이런 정신으로 살았음을 알고 배우는 것이 중요할테니 말이다.
아전이라는 낮은 위치에 있던 김수팽은 나랏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판서'라는 아주 높은 벼슬을 가진 사람이 두고 있던 바둑판을 엎어 버렸다고 한다.
이 일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일이었으니 그의 책임감을 충분히 알 만하다.
이런 정신은 사관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편전에 들어 오지 말라는 왕의 명령까지 어겨가면서 병풍 뒤에 숨어서 사초를 작성했던 민인생에게서도 볼 수 있다.
결국 민인생은 귀양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자신에게 이익이 전혀 되지 않는, 아니 손해가 될 지라도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던 멋진 선비들이 있었다.
지금 시대에도 이렇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자신의 온전히 바칠 수 있는 큰 인물이 몇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을거라 생각해보지만, 우리가 아는 인물들 중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