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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학교 - 캐나다 영 리더스 초이스 상 수상작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0
고든 코먼 지음, 안지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6월
평점 :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역시나 실망스럽지 않은 작품이었다.
열여섯 살 캐프리콘 앤더슨, 캡은 무면허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대안농장인 갈런드 농장에서 레인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캡은 나무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친 할머니때문에 처음 홀로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캡은 홈스쿨링을 하고 돈도, 텔레비전도, 친구도 없었고 병원에도 가 본 적이 없다.
할머니가 입원해계시는 동안 사회복지사인 도넬리 아줌마네 집에서 지내게 된다.
딸인 소피는 캡을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었지만.
큰 키에 비쩍 마른 몸, 펄럭이는 기다란 금발, 파자마 같은 옷, 옥수수 껍질로 만든 샌들을 신은 캡은 즉시 학교 짱인 잭의 표적이 된다.
놀림의 방법은 바로 학생회장으로 당선시켜놓고 놀림거리로 삼는 것이다.
학교가 처음인 캡은 친구들도 처음인데,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학생회장이 되어서 이런저런 일들을 감당해야했다.
특히 할로윈 댄스파티는 회장이 주도적으로 기획해야만 하는 행사였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기획해야만 하는 위치에 서게 된 캡.
캡이 오기 전 학교에서 잭의 놀림대상이었던 휴 윙클맨만 캡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자기 대신에 잭의 표적이 된 캡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그 대상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그런 행동을 취할 수 있었을것이다.
잭 일당은 캡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시키면서 강도 높은 놀림을 계속 했지만, 캡에게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물론 모든 속임수에 다 걸려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평정을 유지하는 캡이 잭은 얄밉기만하다.
그러는 와중에 캡의 순수함을 알게 된 아이들은 하나 둘 캡의 곁으로 다가온다.
잭의 곁에 있던 나오미가 캡의 태극권 연습에 참여하면서부터, 아니 캡이 자신의 사물함에 들어있던 죽은 새를 묻어주면서부터.
책은 각 이야기마다 화자가 달라진다.
각자의 입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여러 관점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당시의 아이들의 내면을 깊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학교 생활 속에서 아이들과의 관계와 새로운 세상을 처음으로 접한 캡의 순수한 반응이 재미나게 잘 묘사되어져 있다.
정말 캡처럼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아이들이라면 일어 나는 모든 일들이 복잡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공동소유를 당연시 여기던 사람이라면 모든 것이 내것 아니면 네것이 된다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일 것 같다.
청소년 걸작선을 읽으면 다시 청소년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순수했던 그 당시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이렇게 책으로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