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집에 가야 해
고정욱 글, 강화경 그림 / BF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고정욱 선생님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일단 눈길이 갔던 책이다. 

이제껏 발간했던 장애인에 관한 동화들이 그들에 대한 시선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분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철수는 자기 반 아이 중에서 미소가 예쁜 여자아이인 진이를 좋아한다. 

진이와 함께 놀고 싶은 철수인데, 진이는 날마다 집에 가야 한다면서 서두른다.

왜 그런지 궁금한 철이는 어느 날 진이의 뒤를 따라갔다가 마당에서 많은 책을 만들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대문 앞에서 마주친 진이 아빠의 이름은 육병일.

앞을 보지 못하지만 꿋꿋하게 공부를 했고 또 다른 시각장애인들이 모두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물려주신 모든 재산을 투자해서 점자책을 만들고 있었다.

그 분은 후에 최초로 한국점자도서관을 세우신 분이다.

책을 읽어주는 옆에 큰아이가 앉아있다가 아는 체를 한다.

책에서 읽어서 아는 분이라는 것이 반가워서 말이다.

철수는 이제 진이와 함께 점자책 만드는 것을 돕게 되었고 단짝이 되었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느끼고 넘어간다면 안될 것 같은 책이다.

점자는 가로 점 두 개, 세로 점 세 개를 합한 총 여섯 개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보기는 했어도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도 점자를 자주 볼 수 있지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나 초인종, 등등

책의 제목 밑에 보면 알록달록 예쁜 점자가 쓰여져 있다.

아이들에게 만져보게 했지만 솔직히 손의 감각만으로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어제는 막내 유치원을 데려다주면서 점자블럭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그게 왜 있는건지 궁금해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한 환경이 죄스러울 때가 가끔 있다.

분명 우리 사회에 속한 많은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언젠가 지하철역에 있는 점자블럭을 따라서 걷는 걸 해보게 한 적이 있다.

잠깐이지만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했고 두려워하기도 했다.

진이아빠의 마음을 알고 폭력을 행사해서 점자책만드는 기계를 가져가려는 것을 막아섰던 절실한 철수의 마음처럼

우리도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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