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1 - 도원(桃園)편 매일경제신문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이동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삼국지하면 나는 친정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주 오래된 옛날 책, 세로 글에 두 칸으로 나누어져 있고 엄청나게 두껍던 빨간 표지의 삼국지 열 권.

지금도 친정에 가면 고이 모셔져 있는 책이다.

또 아버지께서 얼마전까지 유일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셨던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삼국지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과 교훈들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가득하다.

그래서 큰 아이에게도 삼국지를 권하고 있다.

아직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라 만화로 시작해주고 싶어 도서관에 있는 책을 권하건만 시큰둥이다.

큰 아이에게 삼국지를 읽으라고 권해주면서도 정작 엄마인 나는 어땠는지 생각해본다.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삼국지가 아마 처음이자 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에 손에 잡아 들었다.

이 책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이다.

저자는 서에서 이 책을 어느 직역에도 따르지 않고 수시로 장점을 택해 나름의 흐름에 맞추어 썼으며,

자신의 해석과 창의를 덧붙여 원본에 없는 어구나 대화등이 있다고 한다.

또 작가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시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시를 뺀다면 무미건조해질 거라고도 한다.

1편하면 아무래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장면이지 싶다.

황건적들의 횡포로 어지러운 시국에 백성들을 구하고자 하는 뜻을 같이 하며 의형제를 맺는 세 사나이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끈끈하다.

좋은 뜻을 가지고 일어섰지만 의지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 일이 많은 법이다.

관직이나 배경이 없는 사병은 아무리 대단한 공을 세워도 대우를 받지 못한다.

또 그들을 멸시하는 관료들 때문에 무척이나 분하고 원통한 경우도 많이 당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이나 우리 나라나 시대나 나라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똑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 화가 솟구치기 일수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동탁의 횡포에는 더욱더 분이 난다.

잘못된 주동자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화를 당하고 목숨과 설 자리를 잃었을까?

힘 앞에 굴복하고야 마는 힘없는 사람들의 비겁함과 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긴 이야기의 시작을 이제 열었으니 나도 이들과 함께 말을 타고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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