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가 돌아왔다 한림 고학년문고 23
홍종의 지음, 양상용 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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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던 태안기름유출 사건이 일어났었다. 

참 많은 국민들이 발벗고 나섰고 눈으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고, 오늘 첫 보상 판결이 난다고 한다.

얼마 전에 방영했던 다큐멘터리를 보아하니 생태계도 열심히 복원되어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하지만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가슴시린 아픈 현실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낙지가 돌아왔다'라고 할 수 있다.

아픈 서해 바다에 살고 있는 만평이와 친구 광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평이에게는 혼자만 알고 있는 낙지밭이 있다.

그곳에서 낙지를 잡아 대면 동네 아줌마들이 낙지귀신이라며 칭찬해주었는데, 이제는 낙지를 볼 수가 없다.

기름 유출 사고 후 병들었던 생태계가 복원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번 가보았지만 빈 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사고 후 5년이 지나 서해 바다를 떠났던 생물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건만 낙지만은 아직도 소식이 없다.

만평이의 부모님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도시로 돈을 벌러 갔고, 할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든 일을 나가고 계신다.

광태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기름유출사고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서해에서 떠나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힘든 삶 속으로 내몰았는지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같이 살던 친구들도 다 이사를 갔고 마지막 남은 친구인 광태마저 이제 조금있으면 이사를 간단다.

광태는 전에 봉사활동으로 왔던 아이 중에 슬비라는 아이가 좋은지 그 아이들에게 놀러 오라는 메일을 보내라며 만평이의 등을 떠민다.

놀러 온 아이들은 갯벌에서 조개도 잡고, 낚시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처음에는 조금 꺼리낌을 갖고 대하던 슬비와 슬비엄마도 점점 즐거움속으로 동참하게 된다.

이 아이들이 서해 바다에서 좋은 추억을 쌓아 가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그 아픔 속에서 살고 있는 만평이와 동네 사람들에게도 서해가 다시 그들의 삶의 터전이요 정겨운 보금자리가 되길 바래본다.

낙지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만평이의 간절한 마음처럼.

이런 있어서는 안 될 재해가 다시는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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