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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3.1 운동이 일어났을까? - 강기덕 vs 손병희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4
이정범 지음, 고영미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삼일운동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큰 아이에게 물어보니 제일 먼저 말하는 단어가 유관순이다.
그리고 대한독립만세라는 단어일 뿐이다.
아직 역사에 대해서 깊이있게 공부를 하지 않은 아이는 단순하게 이 정도일 뿐이다.
그렇다면 엄마인 나는?
뭐 그다지 다르지 않다.
민족 대표 33인이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탑골공원에서 만세운동을 벌였고,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민족자결주의에 영향을 받아 일어난 삼일운동으로 인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평화적인 독립운동들이 일어났다는 정도?
이런 단편적인 지식들을 구체화시키고자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을 통해 왜 삼일운동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아 보았다.
이 책에서 원고는 강기덕으로 삼일운동 당시 민족대표 43인의 한사람이자 학생대표로 시위를 이끌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피고는 손병희로 다들 알고 있다시피 민족대표 33인의 대표로서 3.1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이다.
만세 운동 당일에 탑골 공원에서 모이기로 한 계획을 변경하여 민족대표들끼리 근처의 식당인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본 경찰에 스스로 체포되었던 사건때문에 배신감을 느낀 시민을 대표로 손병희를 고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껏 독립선언서가 탑골공원에서 민족대표에 의해 낭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한용운에 의해 낭독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장소가 다른 곳이었다는 것은 기억하지 못했었다.
분명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일텐데 말이다.
민족대표들의 주장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싶었는데, 군중이 많이 모인다면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장소를 옮겼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 전국적으로 전개된 만세운동을 그들이 이끌지 못한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책에 쓰여진 것처럼 만약 민족대표들이 앞서서 군중들을 이끌었다면 과연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좀 더 체계적인 운동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운동은 그 후의 일본의 통치나 우리 나라의 독립 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책에 잘 나와 있다.
이처럼 민족대표들이 한 일은 부정할 수 없이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후에 많은 수의 민족대표들이 변절을 했다는 사실이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는 역사책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그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 관계된 사람들과 연관된 사실들을 함께 알 수 있어서 좋다.
논리력과 함께 논술도 익힐 수 있는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