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한자 공부를 집에서 시키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말 그대로 그냥 쓰게 하거나 좀 더 쉽게 한다면 책을 사서 순서대로 공부하게 하는 방법이다.
정말 정말 간단하고 두께가 정말 얇은 책을 시켜보았는데, 얇아서 부담은 없었지만 솔직히 내용이 좀 빈약했다.
어떤 한자인지 소개하고 활용 몇 개 보여주고 따라쓰기가 거의 다였다.
물론 나중에 확인문제 같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내용을 거의 읽지 않았고 그저 얼른 쓰고 빨리 끝낼 생각뿐이었다.
제일 중요한 건 책을 다 끝냈지만 정작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자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결국 흐지부지 된 채로 빈 책만 책장에 꽂혀 있다.
한자가 꼭 필요한 줄을 알기에 두리번거리던 내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 길벗스쿨에서 나온 '자동암기 초등한자 1000'이다.
'자동암기'라는 문구나 '1000'이라는 문구가 엄마의 마음을 확 잡아 당겼다.
아이에게 일단 조심스레 책을 내밀어보았다.
한자라는 것을 안 순간 아이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지만 좀 토닥거려서 책상에 앉게 한 후 책을 펼쳤다.
엄마 생각에는 하루에 10자라는 범위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보였다.
솔직히 하루에 5자도 외우기 힘들어 하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어쨋건 길벗을 믿고 시작해 보았다.
책은 오늘 배울 한자 10자를 큰 소리로 읽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우리 아이야 거의 속삭이다시피 읽었지만 일단 읽었으니 만족하고 넘어갔다.
이제 한 페이지에 한 자를 한 자씩 소개한다.
어떻게 조합이 되어서 만들어진 한자인지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훈을 알려주면서 각각의 훈에 맞는 단어를 여러 개 옆에 써 주었다.
밑에는 문장을 읽으면서 글에 나오는 한자의 음을 다는 부분이 있는데 아직 잘 모르니 위에 적어진 부분을 찾아서 보고 쓰면 된다.
그 밑에는 한자를 획순에 맞추어서 써 보는 공간이 있다.
이 부분에서 아이에게 한자를 외우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순서를 익히라고 쓰는거니 순서 기억할만큼 쓰라고 했더니 부담없이 술술 써 내려간다.
단어장도 있어서 앞에 나온 단어들을 설명해준다.
10개의 한자가 많을 법도 한데, 부담스럽게 하는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엄마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는 별 말 없이 풀어간다.
이제 읽기와 쓰기를 연습할 시간이다.
5번이난 6번 씩 반복을 하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이렇게 하면 교재의 학습이 끝났다.
여기서 끝이라면 다른 한자 교재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숨은 병기는 바로 컴퓨터 학습이다.
아이들에게도 흥미롭고 기억력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도 읽기와 쓰기는 반복된다.
혹 읽기가 다 가능하다면 바로 쓰기로 넘어가도 상관없다.
확인 차원에서 아이와 읽기부터 학습해 보니 가상하게도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혹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안다는 답이 나올 때까기 계속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아이의 공부 결과에 따라서 반복학습이 되도록 프로그램 되어져 있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공부가 끝나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면 바로 알람 모드로 바뀌어서 공부를 반복할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컴퓨터에 화면이 나타난다.
그러면 그 때 반복학습을 하고 또 하면 장기 기억 모드로 기억이 된다고 한다.
하루, 일주일, 한달, 육개월 뒤까지 반복학습을 유도한다고 하니 똑똑한 프로그램이다.
정말 힘든 것이 반복학습인데, 혼자 알아서 척척 해주니 엄마의 부담을 완전 덜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