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창경궁에 동물원이 생겼을까? - 순종 황제 vs 이토 히로부미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1
허균 지음, 고영미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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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내년이면 역사를 배우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줄까 여러모로 고민이 되는 여름이다. 

아직 기본적인 기초가 거의 없는 상태인지라 이대로라면 분명 어려워할테니 엄마된 입장에서 아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러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아무래도 쉽고 재미나게 접근할 수 있는 교재가 아닐까 싶다.

아이에게 일단 보라고 역사만화를 사주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너무 수박겉핥기 식으로 내용이 구성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때 엄마들에게 꽤 알려져 있는 듯한 시리즈,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주제는 바로 창경궁.

아이가 1학기 때 국어 시간 지문으로 배운적이 있어서 그다지 생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창경궁이 일본에 의해서 창경원으로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는 글을 읽은 아이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살짝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그 깊은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도대체 왜 창경궁이 창경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말이다.

한국사법정의 특이한 구성 방법은 바로 역사 속에서 살었던 인물들이 현재의 법정에 나와서 증언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현장감이 느껴지고 그 당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번 책에서 원고는 창경원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고 잘못 알려진 것이 억울하다는 순종이고,

피고는 바로 대한 제국 당시 초대 통감으로 부임해서 많은 것들을 훼손시켰던 이토 히로부미이다.

증인들로는 성종 때 창경궁 건립에 관여했던 김종직으로부터 창경궁 공사를 맡아 했던 사람들,  관리를 맡았던 사람들과 창경궁의 일반인 입장을 금지시켰던 이승만 대통령 등이 나온다.

조선 왕조의 정통성과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책들을 펼쳤으면서도 그것이 오히려 조선을 위한 일인냥 지금도 억지를 부리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아주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일제 하에서 행해진 일들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통탄함이 역시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역사를 분노함으로만 보면 안되겠지만 잘잘못은 확실히 따져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보듯이 우리 나라는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되돌림이 없이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문제인 듯 하다.

일본에 의해서 억지로 만들어졌던 창경원을 독립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 아니 오히려 더 크게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눈 앞의 편안함을 볼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를 잘 보존할 수 있는 용기가 또한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의 창경궁은 건립 당시 규모의 20%도 되지 않는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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