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편지가!

멍청한 편지가!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1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편지!

요즘은 많이 쓰지도 않고 거의 받지도 못한다.

이 책을 읽는 대상이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겨우 쓰는 편지라면 어버이날 부모님한테 쓰는 편지 정도일까나.

이 책 속에 나오는 편지는 멍청한 편지다.

왜?

바로 주인을 잘못 찾아갔기 때문이다.

찾아가야 할 주인은 반장인 호진이지만 정작 편지를 받은 사람은 헐랭이 동주다.

작은 키와 마른 몸인 동주는 덩치가 커질 때를 대비해서 옷을 헐렁하게 입는다고 아빠가 붙여 준 별명이다.

편지를 쓴 사람은 동주랑 유치원에 같이 다니던 영서다.

울보였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쑥쑥 자라서 다른 얘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다.

가방이 같아서 호진이의 편지를 받게 된 동주는 곤란하기만 하다.

이미 뜯어 본 편지를 호진이에게 주기도, 그렇다고 그냥 버릴 수도 없었다.

어린이날 행사로 하는 축구 시합때문에 다투게 된 영서와 호진이.

결국 편을 나누기로 하고 제비뽑기 하는 통에 영서의 편지를 넣었고, 그 편지는 영서의 손에 뽑혔다.

호수에 버려진 그 편지.

이제 끝이 난 듯 하지만 동주는 맘이 편하지 않고 아프리카로 이사 가는 영서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열려 가는 동주의 마음은 바로 첫사랑이었다.

가슴 뛰고 누구에게나 아련한 그리움으로 기억되는 단어, 바로 첫사랑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서를 향하는 동주의 마음을 왠지 알 것 같았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느껴보지 못한 것 같다.

동성 남자친구들과 노는 것이 마냥 좋은 아이들이고 여자친구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쑥스럽고 쑥스러운 시기이다.

그런 마음이 좀 더 향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동주의 맘을 더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작품으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의 글이어서 더 관심있게 보게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