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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독이다
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오경화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감독이다! 그런대로 무더운 시간에 더위를 잊게 해줄 만한 재미가 있는 책들 중에 한권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읽었던 야구서적들과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은 내가 감독의 입장을 변호하게 만드는 흥미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본인이 야구를 좋아하는 마니아라고 한다면, 한번쯤 경기를 보는 도중에 그라운드의 일류급 선수, 선발투수의 난조를 재빠르게 간파하여 선발투수를 구원하게 조치하거나 그날 경기의 승부처에서 한방을 기대하는 선수로의 대체기용이나 번트 사인등을 지시하는 명장이라고 불리우는 감독을 그려보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전자보다는 후자의 그림을 머릿속에 그렸던 마니아들이 더 동경하게 끔 만드는 책인 것이다.
이유인 즉은, 재밌는 소설이 그렇듯 결코 아무생각 없이 읽는 것이 아닌 머릿속에 자신이 주인공인냥 생각하고 그의 입장을 대변해 가며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 그랬다. 책을 읽는 동안 나를 감독의 입장으로 보게 했고, 내가 그를 가슴조리게 응원하고 있었으며, 히로오카 타츠로의 엔젤스 팀이 나의 휘하에 있는 팀으로 착각되게 만들어 그들의 부상이나 그들의 조그마한 사건 따위들이 내가 거들떠 봐야 하고 잘 풀려지기를 간절히 바라게 만들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만으로도 이 책에 빠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재미난 책이라고 소개하는 첫 번째 이유다.
한 가지 내가 이 책을 더욱 기분좋게 몰입 할 수 있게 했던 팁을 소개한다면, 단연 무더위 속에서 냉수박을 쪼개어 한입 배어 물며 보았다는 재미이다.
운좋게 엔젤스 팀의 투수가 호투 한다던지, 예상치 못했던 작전에서 나온 득점(상대방 팀의 어이없는 실책), 통렬한 홈런등을 읽는 부분이 나의 수박먹는 타이밍과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독서를 하는 재미가 누구에게나 약간의 묘미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재미난 독서의 요령’은 읽는 중간중간에 짬을 내어 내가 작가가 되어 뒤의 전개를 예시한 후 읽어 내려가는데 있다.
에비사와 야스히사는 이 작품의 구성을 59절로 나누었는데, 그 분배가 중간중간에 짬을 내어 나의 ‘재미난 독서의 요령’에 대입되도록 꼭 도움을 주는 것 같음을 느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단 이틀만에 읽게 되고 재미난 책이라고 소개하는 두 번째 비결임을 밝힌다.
이 책이 나를 흥미있는 엔젤스의 감독으로 만들고, 자의든 타의든 다시 나를 작가의 시각에서 생각하게 하여 재미를 도출하게 만들었다면 이 책의 쓰임은 충분히 재 값을 했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재미난 책이라고 소개할 만한 세 번째 이유가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나는 감독이다(야구감독)”이지만 내 인생에서 나의 삶을 감독의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이슈나 어젠다를 바라보는 태도가 우리의 심성을 그렇게 변화 시켰는지는 모르나, 이 책의 주인공인 감독 히로오카 타츠로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데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몇 가지 제시하는 듯 하다.
첫 번째로, 적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경솔하지 않고 오히려 악을 선으로 갚는 모습에서 그랬다.
나는 책에서 적을 타카야나기(수비 코치, 후에 2군 코치로 강등)로 보고있다. 그의 의연하면서 고도의 자신을 콘트롤 하는 능력은 배워야 하는 덕목이라고 보았다.
두 번째로,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관계에서 그랬다.
절친인 와타라이 요이치(수비 코치)를 수비 코치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을 엿 볼수 있었는데, 코치로 데리고 올 때, 친구가 구단으로부터 받게 될 보상뿐 아니라 그가 입게 될 해도 같이 고려하며 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점과 친구라고 무조건 편들지 않고 중요한 일을 해결해 나가는 면에서는 서로 전문가의 입장에서, 배려 할 부분에서는 배려하고, 팀의 사기와 관련해서 와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자신의 타당성을 입증하려 했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주위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이 대인관계와 자기개발면에서 그랬다.
구단주(오카다 사부로)가 그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의 인품이 보여진다. 그의 인품이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구단주(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사회적으로 철두철미한 상위부류)가 그의 말이라면 신임하고 그가 감독이 아니였다면 그를 부장이상의 자리로 발탁하려고 했던 대목이 나오는데 그의 대인관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면서, 여러 부분에서 묘사되어 졌듯이 그가 자기 일을 철저하게 사랑하며 연구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나는 성실주의자이다. 그러하기에 이런 덕목이 눈에 띄었는지 모른다.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이 다른 관점에서 내가 제시한 서너가지의 덕목 이외에도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당부하며, 그 이상의 궁금증은 책을 통하여 풀어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