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 엄마가 되다 - 개성 강한 닭들의 좌충우돌 생태 다큐멘터리
김혜형 지음, 김소희 그림 / 낮은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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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닭들의 좌충우돌 생태 다큐멘터리- 

책에 붙어 있는 소제목이다.

이 내용이 그대로 들어 맞는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닭들고 사람처럼 정말 개성이 강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닭은 아무래도 조금은 무책임 해 보였던 얼룩이가 아닐까 싶다.

꽃순이는 알을 품는 동안, 행여나 알이 잘못될까봐 물도 모이도 거의 먹지않고 둥우리에 앉아서 꼬박 21일간을 버텼다.

꽃순이가 알을 품어서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것을 보고 샘이 난 얼룩이도 알을 품었다.

큰 덩치에 맞게 열 개의 알을 넣어 주었지만, 얼룩이는 꽃순이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노는 것 좋아 하고 먹는 것 밝히는 얼룩이는 모이 줄 기미만 보이면 얼른 둥우리에서 뛰어 나와서는 맘 편히 푸짐하게 먹었다.

꽃순이가 후닥닥 먹고 부리나케 돌아가는 것과 다르게 말이다.

그것뿐이면 다행인데, 얼룩이는 날이 더우면 알을 팽개쳐놓고 진흙 목욕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했다.

심지어는 병아리가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둥우리를 나오기까지 했다.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어린 병아리들은 스스로 체온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엄마닭이 따뜻하게 품어 주어야 한다고 한단다.

겨우 네 마리의 병아리가 태어났지만 그 병아리들은 자꾸 졸기만 하더니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마 알 속에서부터 태어나 어릴 때, 엄마의 품 속에 잊지 못한것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그다지 엄마답지 않은 엄마였지만 허전해하는 얼룩이의 모습이 사람의 모습과 겹쳐져 안타까웠다.

있을 때 좀 잘하지......

수탉 한 마리에 암탉이 10마리 이상 되어야 균형이 맞는 짝짓기가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갓 태어난 병아리들의 사진을 아들들에게 보여 주었더니 귀엽다면서 탄성을 지른다.

까만 오골 병아리가 너무 귀엽다고 이야기했더니, 역시 아이들은 그래도 노란 병아리들이 더 예쁘단다.

알에서부터 엄마, 아빠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나와 있는 귀한 책이다.

늘상 간단한 사진과 함께 그저 생물 공부하듯이 보았던 것과는 달리 정이 가득 담긴 닭들의 다큐멘타리였다.

특히 사진이 엄청 많이 들어 있어서 눈으로 보는 듯이 닭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책 속에 쓰여진 것처럼 사육장의 좁은 공간에서 알 낳기만을 강요당하는 산란용 닭들이 너무 불쌍했다.

또 육계도 마찬가지였다.

쓰임새에 맞게 유전자를 조작하고  항생제, 그리고 촉진제를 맞고 자란 닭들.

닭고기와 달걀을 좋아 하는 우리 아이들인데, 요렇게 키운 닭들은 절대 못 먹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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