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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양탄자 ㅣ 개암 청소년 문학 14
카타리나 모렐로 지음, 안영란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책의 주요 내용들을 보면 물건을 사고 팔거나 흥정, 거래, 또는 다툼, 경쟁 등으로 경제와 관련되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경제 관련 서적은 아니다.
말하자면 단편집이다.
단편집이지만 동일한 분야, 여기서는 경제에 관한 내용만을 담고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30편의 단편들을 읽다 보면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안나와 오이겐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사람들은 이 나라, 저 나라로 여행을 다니면서 나라마다 다른 문화들을 접하고
물건을 사면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인다.
터키 여행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실크(?) 양탄자를 얼떨결에 사게 된 두 사람이 인도 여행에서는 양탄자 가게에 들어가서
다섯 시간을 있다가 나오면서도 양탄자를 사지 않고 나오는 앙갚음을 하기도 하는 모습 속에서는 왠지 통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무래도 쇼핑을 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 않았던 물건을 사게 되는 경우는 나에게도 있다.
나중에 후회하기도 하지만, 책 속 이야기처럼 복수(?)를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서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단편들 중에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았다.
특히 '우산 민주주의'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언제가 텔레비전에서 이런 상황을 연출하여 결과가 어떻게 되는가 촬영했었던 적도 있고,
지하철 역에 가 보면 무료로 빌려 탈 수 있는 자전거도 있다.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는 다른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것 같다.
다시 되돌아오는 것들이 얼마나 될 지 솔직히 장담하지 못한다.
공공시설물에 있는 아주 작은 것들도 금새 사라져서 구비해놓지 않는 경우들도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내 것이 아니면 펑펑 쓰고 남보다 많이 갖기 위해서 앞뒤 가리지 않는......
책 속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보는 독일에 와서 비행기 출구에서 파란 우산을 건네받는다.
그 우산은 공항 건물까지 쓰고 가라며 주는 것이었다.
어디에서건 파란 우산이 가득 꽂힌 우산꽂이를 볼 수 있었다.
'그는 항상 우산을 다른 어딘가에 꼭 남겨 둔다. 예기치 못한 빗속에 서 있을 누군가를 위해서. 따지고 보면 아주 단순한 일이다.'(p188)
정말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어려움에 있을 누군가를 생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머리말에 쓰여져 있듯이 성공적인 거래란 참여자 모두가 만족하도록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