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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면 다야? 그럼 너도 누나 해! ㅣ 미세기 저학년 도서관 2
전경남 지음, 한상언 그림 / 미세기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보면서부터 웃음을 짓게 만들었던 책이다.
보통 책제목하면 '누나면 다야?'정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긴 공평하게 누나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대화도 들어간다.
"그럼, 너도 누나해!"
내가 어렸을 때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의 대화 중에도 그렇고 참 많이 들어볼 수 있는, 공감이 팍팍가는 제목이다.
큰 아이가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한다.
"형이라고 좋은 것도 없네."
맨날 동생이니까 양보해주라고 하면서 형의 책임을 지웠더니 그다지 이익이 되는 것이 없는 것 같나보다.
그럴때는 형의 특권을 일러주면서 일부러 강조한다.
그러면 부러워하는 동생앞에서 냉큼 이런 말을 한다.
"그럼, 너도 형해라."
자신이 할 수 없는 부탁을 엄마에게 해 보라며 남동생 지운이의 일기를 대신 써주는 누나.

<존경의 눈빛으로 누나를 바라보는 지운이>
기분 좋았던 순간도 잠시 선생님께서 검사를 하시면서 자신의 일기를 그대래도 베껴서 쓴 누나때문에 들키고 만다.
또 친구가 분양해 준 토끼를 동생에게 선물하면서 들킬까봐 몰래 침대 밑에 숨겨 놓는다.
어느 날 집에 도착한 택배 속에서 선풍기가 나오고 서로 자신이 바람을 맞겠다며 다투가 결국 선풍기는 넘어지고 작동을 멈추고 만다.

<선풍기를 따라 움직이는 남매의 머리를 너무 재미나게 잘 그렸다.>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시 포장해보지만 숨길 수 없는 테이프 자국.
결국 두 남매는 상자에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감추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아이들은 뒤로 넘어갔다.
선풍기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남매의 모습이 자신들과 똑같기 때문인지 쑥스러워하면서도 신나했다.

<짜장을 먹으면서 컴퓨터 앞에 있던 남매>
또 둘이 힘을 합칠 일이 생겼으니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었던 남매때문에 아빠는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걸어놓는다.
이제 그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두 아이의 비밀 작전이 개시된다.
우리 아이들은 이 부분을 몹시 공감하면서 읽었다.
자신들도 책 속의 남매와 똑같은 행동을 하다가 걸려서 지금 컴퓨터 게임이 금지된 상태라 그런것 같다.
물론 컴퓨터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지는 않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컴퓨터를 책 속에서나 남매가 시원하게 사용하는게 부러워 보이나보다.
책 속의 남매와 비슷한 행동들을 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가끔은 경쟁 상대, 또 같이 놀 때는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단짝 친구, 또 필요하다면 세상 최고의 동지가 되는 것이 바로 형제임을 본다.
매일 다투고 투닥거려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 또한 형제이다.
그래서 우리 삼형제를 보면 엄마는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