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아 - 승가원 아이들의 행복한 도전
고혜림 지음, 민경수 사진 / 조선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태호의 얼굴과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성일이의 얼굴이다. 


여덟 가지 중증장애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 태호.  입천장이 갈라져 있어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고, 폐와 심장도 약하고, 양팔이 없고, 겨우 있는 다리도 왼쪽 넓적다리와  네 발가락을 가진 양발뿐이었다.  병원에서조차 아이가 살 수 있을지 의심했다고 한다. 

울지도 않고 잘 견딘 태호는 입양기관에 보내졌지만 양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장애아동시설인 승가원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태호는 연약한 몸으로 많은 아픔들을 이겨내면서 씩씩하게 자라 입천장 수술도 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스스로 앉게 되고, 앉은 채로 걷기도 익혔다.  또한 수영도 한다.  책 속에 나와 있는 부분들은 아주 일부분일 것이다.  다른 이들은 평범하게 하는 이 작은 행동들을 하기 위해 태호는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고통과 싸우면서 이겨냈을까를 생각하면 우리의 모든 행동들이 새롭게 보인다.

태호에게는 손이 없지만 만능 발이 있다.  태호는 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밥먹기, 글씨쓰기, 머리빗기 등등.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런 태호가 유독 아끼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성일이다.  성일이는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태호는 동생이 생겼다면서 성일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고 성일이도 태호형을 엄청나게 잘 따른다.  둘의 모습을 상상하면 입가에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성일이에게 '홍성일'이라는 이름 석자를 가르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과 성일이의 수술후에 병실에서 성일이를 달래는 태호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태호에게 대단한 점이 또 있으니 바로 일반학교에 다닌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학급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 작은 몸을 이리 저리 흔들면서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태호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태호가 가장 잘하는 말은 바로 "네! 할 수 있어요."라고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일단 도전해보는 아이가 바로 태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혼자서 할려고 노력하는 태호와 승가원 아이들의 모습에 찡한 감동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그 감동이 승가원 친구들의 사진 동아리인 '렌즈로 보는 세상'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여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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