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빅토르

파란만장 빅토르 ㅣ 지그재그 20
드니 베치나 지음, 필립 베아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10월

주인공인 빅토르는 고양이다. 

하지만 빅토르의 집에는 이 외에도 3명의 빅토르가 더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고양이들은 아홉 개의 목숨이 있다.

고양이들은 죽으면 고양이 천국에 가고, 그 곳에서 다음 삶을 결정한다.

빅토르 3세는 이제 마지막 아홉 번째의 삶을 살고 있다.

'돈이 많은 고양이', '똑똑한 고양이', '잘 생긴 고양이', '권력이 있는 고양이',

'힘이 센 고양이', 심지어는 '할리우드 스타 고양이'로도 살아 보았다.

이렇게 여러 가지 삶을 살아본 나는 마지막 삶을 그냥 '나'라고 선택했다.

그래서 태어난 나는 그저 너무나도 평범한 도둑고양이일 뿐이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 이제 빅토르는 삶이 너무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면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토르에게는 친구가 있는데, 이름처럼 빠른 고양이인 '테제베'로 둘은 늘 붙어 다녔다.

그리고 빅토르가 반한 고양이가 있으니 바로 '피코트'였다.

빅토르는 피코트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지나왔던 여덟 번의 삶의 화려함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피코트는 지금의 자신, 현재의 '빅토르'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여러 사건과 친구들로 인해서 서서히 현재의 '나'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껴가는 빅토르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다.

늘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

누구에게나 있는 모습일 것이다.

또한 누구나 알다시피 그런 것은 우리의 삶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재의 나의 모습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들이 꼭 해야 할 것들이다.

과거의 멋진 모습만 기억하면서 현재의 자신이 보잘것없음에 한탄하던 빅토르가

친구 테제베의 사고와 피코트의 사랑으로 '나'이기 때문에 그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을

우리도 같이 경험해보길 바란다.

책표지에 쓰여져 있듯이 다른 누구처럼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게 제일 좋다.

앙증맞게 그려져 있는 흑백톤의 고양이들의 그림 또한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간단한 듯하면서도 잘 묘사된 그림 속의 빅토르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