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속의 개미만 보아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 책이다. 특히 이상교 선생님의 책이라 더 눈길이 갔다. 제목에서부터 곤충의 기운이 팍팍 느껴진다. 아이들이 동시를 접할 수 있는 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 엄마가 그다지 시적이지 못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다지 재미있어하지 않는 동시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으로 만나보니 그것도 아니다. 재밌다. 유쾌하다. 그 곤충의 특징을 콕 찝어서 참 잘도 표현해 놓았다. 가는 허리의 개미는 너무 웃으면 허리가 부러질 지 모른다며 조심하라고 '똑!' 소똥을 굴려서 먹고 사는 소똥구리는 소에게 고맙다고 해서 '고마워 고마워' 시끄러운 매미 소리들은 소나기 소리같다고 해서 '쏴아쏴아 소나기' 풀잎에서 폴짝 폴짝 잘 뛰는 메뚜기는 '추울렁!' 사마귀의 날카로운 앞다리는 '낫 두 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노린재는 '냄새 한 방' 수컷이 등에 알을 업고 다니는 물자라는 '홀아비 물자라' 이렇게 잘 표현된 곤충에 관한 시를 한 편씩 읽고 나면 그 곤충에 관해 더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시 한 편 읽고 곤충에 관한 책도 열심히 찾아 보고, 아 정말 그렇구나 하면서 공감도 해보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는 삽화도 참 인상깊다. 아이들운 그림을 꽤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특히 가끔씩 두 곤충이 같이 들어 있는 그림을 보고서는 그림을 볼 때마다 혹시 다른 곤충이 또 그려져 있는지 유심히 찾아보곤 했다. 바퀴가 그려진 바퀴벌레 그림을 보고는 정말 바퀴벌레가 이렇게 생겼나는 웃지못할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막내가 제일 좋아하는 곤충인 무당벌레. 참 예쁘게 그려져 있다. 속표지에 그려진 곤충 모자이크(?)를 보면서 각각의 조각이 어는 곤충에서 나왔는지 열심히 찾아보기도 한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곤충을 재미나게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