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 어느 기지촌 소녀의 사랑이야기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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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처음을 이끌어가는 '윤금이 사건'.

그 사건이 있었던 1992년, 난 대학생이었다.

그 당시 분위기는 참 험악했고,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으며, 집회가 많이 열리기도 했던 때였다.

그때 보았던 정말 처참했던 윤금이의 사진이 지금도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 사건을 저질렀던 장본인은 돈 몇 푼 쥐어주었다고 얼마 전에 가석방으로 풀려나 태연히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정녕 우리 나라의 힘은 이것 뿐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래도 이런 일들을 볼 때 서러운 것은 우리 나라의 약소함이다.

우리끼리야 경제가 많이 성장했네, 국력이 세어졌네 어쩌네 하지만 강대국이라는 미국앞에서는 이다지도 힘없음이 우리 나라의 현 위치다.

강대국들과 연관된 외교적 사항들을 뉴스에서 들을때마다 느끼는, 힘없는 나라 국민들의 분노.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끼고 또 느낄 수 있었다.

양공주 금이 누나를 사랑했던 열여섯 소년.

첫사랑의 처참한 최후를 뼈 속 깊은 묻으며 이사를 갔다.

이제 1996년 11월.

클럽 파라다이스에서 몸을 팔지만 아직은 밝은 영혼을 가진 아이린, 구혜주.

그런 혜주를 사랑하는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카투사 박정태.

아이린의 단골이지만 가끔씩 폭력을 행사하는 장교 알베르트 로드리게즈.

23지원단에서 정태와 자주 대립하는 스패니시 지아이 마르끼즈.

중대장으로 새로 부임한 여자 장교로 카투사들에게 우호적인 캡틴 제니.

제목인 '아이린'은 언젠가는 '플래시 댄스'의 타이틀곡을 부른 아이린 카라처럼 가수가 되겠다는 혜주의 희망을 담은 이름이다.

이 소설은 정태와 혜주의 조심스럽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이루기 어려운, 또한 둘 사이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더 어렵게 된 애절한 사랑.

또한 지아이와 카투사와의 갈등이 소설의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저자 이재익은 이 소설 속에 자신의 군복무 기간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한다.

미군의 폭력과 멸시의 대상이었다는 기지촌 사람들.

소파 규정 때문에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가벼운 처벌 밖에 받지 않은 많은 미군들.

그들의 범죄가 많이 문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나라가 진정한 강대국이 되어 윤금이 사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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