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한 책을 보고 제일 먼저 막내가 환호한다. "기차다, 기차." 기차를 제일 좋아하는 막내의 눈에 쏘옥 들었나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차 그림인지라 계속 넘겨 보면서 기차라고 종알거린다. 힘센다리는 증기 기관차이다. 힘이 세고,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이 있다.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힘센다리는 다른 증기기관차들과 함께 열심히 일을 했다.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특급 열차 빠른다리도 그 중의 하나였다. 평화롭던 마을에 전쟁이 터졌고 빠른다리는 군인을, 힘센다리는 전쟁무기를 실어 나르게 되었다. 어느날 하늘에서 폭탄이 비처럼 쏟아지고 안타까운 힘센다리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빠른다리는 쓰러져 꼼짝하지 못한다. 폐허가 된 마을에서 다시 달리는 힘센다리를 본 사람들은 희망찬 얼굴이 된다. 다시 마을이 세워지고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어렸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힘센다리를 보고 추억을 이야기한다. 어느 날 차고에 새로운 디젤기관차가 들어오고, 신형 특급열차가 다가오고. 이제는 증기기관차가 설 자리가 없다. 그렇게 많은 일을 했고 여러 사람들에게 기쁨과 추억을 안겨 주었던 힘센다리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인가...... 전쟁을 겪는 그 참담함을 간단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빠른다리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이 되었던 힘센다리. 책 속에 나온 힘센다리 <9633>은 일본 교토시 시모교구에 있는 우메코지 증기기관차관에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직접 가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증기기관차나 디젤기관차......이런 것들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은 엄마의 얇은 지식으로 조금은 알게 된 듯 하고. 과거 우리 나라에도 1950년대까지 증기기관차가 다녔다고 한다. 철도박물관에 가면 기관차의 실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증기기관차를 직접 타볼 수 있는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우리 아이들도 이 곳에 몇 번 가보았고 '미카'라는 그 기차를 직접 타보았다. 그 기차가 증기관차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아이들은 그 때의 경험을 되새겨보면서 신기해 하기도 한다. 처음 갔을 때 기차가 출발할까봐 두려움에 떨던 이 아이들이 벌써 초등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