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른이 되려나 봐요 - 스페인 아펠레스 메스트레스 상 수상
마리아 마르티네스 이 벤드렐 지음, 카르메 솔레 벤드렐 그림,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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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가 살짝 만지는 손길 속에 자고 있는 표지 속의 아이의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보인다.
그 사랑스러운 아이는 마르타이다.

을보라고 놀림받는 마르타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고인 눈물을 쏟아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 눈물이 슬픔을 위로해준다고 믿는다.

엄마가 아파서 마르타의 긴 머리를 고모가 대신 빗겨주신다.

하지만 그 손길에서 마르타의 머리를 땋아 주는 일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고모의 마음을 느끼며 눈물이 날려고 한다.

결국 아빠로부터 긴 머리를 잘라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르타는 그 사실을 믿지 못할만큼 너무 슬펐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하던 마르타의 땋은 머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하셨던 땋은 머리.

이제는 작별을 해야할 시간이다.

마르타는 소리도 내지 않고 눈물도 꾹 참고서 슬픔을 마음 속에 꼭꼭 가두었다.

긴 머리를 잃게 된 마르타는 상심했지만 아빠와 여동생과 함께 지낸 여름 휴가는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행복함 뒤에 온 커다란 슬픔, 엄마가 결국 영원히 떠나 버렸다.

마르타는 별님과 달님을 보며 조금씩 자신이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내용이 참 서정적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다.

잔잔하게 시작하는 동화에 누워서 그냥 듣고 있던 아이들은 마르타의 황금빛 머리 이야기가 나올 때쯤 몸을 일으키고서 그림을 들여다본다.

모두 남자아이들이라 책 속의 마르타처럼 머리에 많은 공을 들이지는 않지만 나름의 스타일에 신경쓰는 아이들은 마르타의 머리에 얽힌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다.

특히 엄마가 아프다는 부분에 와서는 신중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엄마가 영원히 떠났다는 부분에 와서 어디로 떠났냐고 묻는 초보적인 질문도 하긴 했지만.

긴 머리가 잘리고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슬프고 새초롬하게 변했던 마르타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엄마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계기로 인해 어른이 되어 가는 마르타.

마르타는 이제 혼자 머리를 빗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어느덧 자란다.

아직까지는 엄마의 손을 거쳐야 하는 일들이 많지만 우리 아이들도 마르타처럼 어느새 많은 일들을 혼자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시절을 엄마인 나도 준비해야 할 듯 하다.

아이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그런 사실에세 벗어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구멍을 채울 수 있도록 말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도 자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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