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밥 먹을래? - 밥상에 차려진 어린이 인문학
김주현 지음, 홍선주 그림 / 만만한책방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밥은 인사입니다.

"밥 먹었어?"나 "다음에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자." 같은 말들은 쉽게 하는 인사말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에는 밥이 무엇이었을까요?

서로 다른 신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밥에 관한 생각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과연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우선 어떤 사람들의 생각을 볼 수 있는지 볼까요?

정약용, 이익, 정조, 정약전, 정학유, 박제가, 박지원, 허균, 김만덕.

이 사람들의 각기 다른 밥에 대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밥에 대한 생각들은 이렇습니다.


밥은 떳떳하게 살게 하는 힘입니다.

밥은 백성이고 하늘입니다.

밥은 나눔입니다.

밥은 정직함입니다.

밥은 안녕하는 인사입니다.

밥은 겸손함입니다.

밥은 우정입니다.

밥은 부모의 사랑입니다.

밥은 기억의 창고입니다.


무엇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까?

밥 한끼를 먹지 못하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남의 것을 훔치게 될 수도 있으니 밥은 떳떳하게 살게 하는 힘입니다.

이것은 도둑고양이를 보고 든 이익의 생각입니다.

백성들을 사랑했던 정조 임금은 밥상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백성들이 차려 준 밥상을 받을만한 일을 했는지 생각했다고 합니다.

힘들게 일하는 백성들을 생각하여 검소한 밥상을 받고자 했습니다.

반대로 열심히 일하는 신하들에게는 아낌없이 풍족한 밥상을 차려 내었다고 합니다.

"소박한 임금의 밥상이나, 잔칫상 같은 신하들의 밥상이나 모두 백성이 차려 준 밥상입니다.

모두 다 하늘 같은 밥 먹고, 하늘같은 백성을 잘 섬기라는 뜻으로요.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조심하지 않으면 스스로 괴물처럼 변해 버리는 것이 권력이에요.

평화롭게 하라고 준 힘을 자기 입과 배만 위해 쓸 때 힘은 무서운 괴물이 돼 버리지요." (p30)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말입니다.

자신들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한 마디가 더 있습니다.

"백성들의 근심 걱정을 이해하려면 백성들이 매일 먹는 거친 나물 음식을 똑같이 먹고 살아 봐야 한다는 거야." (p82)

요즘도 왕과 백성들의 밥상만큼이나 부자와 서민들의 밥상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온갖 산해진미를 매일 밥상에 올리는 그들에게 서민들과 같은 밥을 먹으라고 하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유배지에 간 정약용이 다산초당의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으면서 귀양살이의 시름도 잊고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그 마음은 8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러 간 둘째 아들 정학유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따뜻한 밥 한 상으로 친구가 된 박제가와 박지원.

자식들에게 직접 담근 고추장을 보냈다는 박지원.

자신의 재물로 굶주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해서 먹인 김만덕.

유배지인 흑산도에서 같은 밥상에서 섬사람들과 친해진 정약전.

 

밥은 이렇듯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도 풍성하게 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식구라는 단어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말을 걸어 보세요.

"나랑 같이 밥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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