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내용을 알고 나서, 언어가 줄다리기를 한다는 제목을 보고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양 쪽에서 서로 다른 언어들이 줄을 당기고 있는 모양새가 쉽게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톺아보기'라는 단어를 몰라서 사전을 찾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표지에 친절하게 적혀 있다.

'톺아보기는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본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라고.

저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통해서 그 시대의 사회상을 읽어보았다.

우리들이 아무 생각없이 옛날부터 써 왔던 언어들이기 때문제 자연스럽게 말로 뱉어낼 때마다

어떤 이데올로기들을 포함한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저자가 2014년부터 이 책을 쓰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도 더불어서 느끼게 했다.

책 에서 만나는 경기장은 여러 가지이다.

우선 민주주의인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단어들을 우선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대통력각하'와 '대통령'이다.

각하라는 호칭의 역사에 대해 살펴 보면서 왜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지 이야기한다.

이 호칭은 요즘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단어는 정말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놀라웠다.

우리 나라를 대통령제라고 하고, 호칭인 대통령은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의미가 봉건군주제의 의미를 담고 있으니 정말 민주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임에는 틀림없다.

대통령의 새로운 호칭에 대해서 몇 번 지적된 바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호칭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결혼과 관련된 호칭에서 언급되는 언어들은 기혼, 미혼, 비혼, 돌싱이 있다.

이혼하거나 사별한 사람들이 이력서의 어디에 체크해야 할지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해보았는데,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정말 고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다양하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비혼이나 돌싱이라는 단어들이 요즘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을 것이다.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좋지 못한 의미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사용하지 않았지만

과부는 좀 나은 의미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앞으로는 나도 유가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겠다.

어른들이 흔히 사용하는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들도 한때는 '요즘 애들' 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요즘 어른들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아이들의 언어는 어디서 왔겠는가?

이런 다양한 언어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생각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바르지 못한 언어가 있다면 예전부터 사용하던 언어라고 하더라도 과감히 고칠 수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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