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원의 로봇
데보라 인스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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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접한 마음 따뜻해지는 소설책.

<내 정원의 로봇>

제목처럼 정말 내 정원에 어느 날 갑자기 로봇이 나타났다.

다들 안드로이드와 함께 하는 시대에 언제 만든지도 모르게 낡고 더러운 구형 로봇이었다.

로봇은 자신을 '탱'이라고 했다.

탱과 몇 마디를 주고 받은 벤은 그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탱의 몸 속에 있는 금간 실린더를 고쳐 함께 있고 싶었다.

탱은 그 실린더 속의 액체가 다 없어지면 자신이 멈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인 에이미는 벤의 태도에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간다.

탱의 몸에서 단서 하나를 찾아서 탱을 고치기 위해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벤과 탱이 함께 여행하는 과정을 주로 서술하고 있다.

둘이 함께 하는 과정속에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정을 확인하는 과정을 재미나고 정감있게 잘 표현했다.

세상에 서툰 탱때문에 여러 상황에 부딪히는 벤과

그런 벤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 주는 탱.

구형 로봇과 함께 다니는 그를 향한 사람들의 비웃는 시선들에 벤과 탱은 여러 번 마음이 상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탱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찾아 간 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크론 시스템의 직원 코리 필즈.

휴스턴의 우주박물관의 리지 카츠 박사.

도쿄의 로봇공학자 가토 오버진.

미크로네시아의 팔라우에 사는 로봇공학자 볼린저.

이렇게 세계를 돌고 돌아 탱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벤의 모습은

'실제로 무언가를 이룬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에이미의 평가에서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인간과 로봇의 관계이지만, 그들은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아버지와 말썽꾸러기 아들같은 관계, 또 달리 보면 사고뭉치 친구와 친구 관계.

조금씩 세상에 익숙해지는 탱의 모습은 우리에게 부모같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자신의 의견을 벤에게 고집하는 과정에서 아이처럼 무턱대고 떼를 쓰는 탱의 모습은

정말 우리 아이들의 어릴 적 모습을 제대로 떠올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나의 다리를 부여 잡고 발을 구르며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앵앵거리는 로봇 탱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내가 당하는 당사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웃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내 정원의 로봇'

로봇이지만 여느 사람보다 훨씬 사랑스러운 그를 만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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