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잡지 -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취향
진경환 지음 / 소소의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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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잡지가 있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것도 같은데,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 책은 조선 최초의 세시풍속지인 유득공의 [경도잡지] 중에서 '풍속'편을 뼈대로 삼아 살을 붙여 쓰여졌다. 

2003년에 기획되어서 2018년에 출간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자료들을 검토하고 정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시간들만큼의 내용을 빼곡하게 담고 있어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조선 후기 양반들의 생활상을 훤하게 알 수 있다.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내용들을 정말 세세하게, 너무나도 사소한 것들까지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만큼 재미가 있었고, 35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은 쓰개와 의복, 탈것, 장가가고 시집가는 행렬, 양반의 행차, 그리고 과거 급제 축하현

2장은 집과 방의 장식, 문방의 여러 물건들, 취미 생활

3장은 술, 차, 담배, 과일 등 기회품과 놋그릇, 그리고 시장과 거래 품목

4장은 봄철 꽃놀이와 연주, 춤, 연극, 그리고 글들과 글씨와 그림, 투전판의 모습

에 관해 담고 있다.

조선 후기와 지금의 생활 모습은 너무나도 많이 다르지만, 또 인간적인 면들을 살펴 본다면 사람 사는 모습은 다들 비슷하다 싶기도 하다.

특히 과거 급제자들의 신고식 부분에서는 오늘날보다 더 심하다고 생각되기도 하는 내용에 놀랐다.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먹물을 마시게도 했으며 신참자들을 욕보이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시켰다고 한다.

이런 악습은 '당하는 자는 영광으로 여기고, 보는 자는 부러워' 했기 때문에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원래는 고려말에 '빽'으로 합격한 귀족 자제들의 버르장머리를 잡는 데서 시작되었다는데 좋은 의미가 나쁜 풍속으로 변질된 듯 하다.

그 당시 사용했던 종이에 대한 내용 중에서는 설화지라는 종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눈처럼 희고 꽃처럼 아름다운 종이로 실제로 눈으로 표백한 종이라고 한다.

신기했다.

또, 그 당시 종이값에 따라서 소설의 길이가 변했다는 사실에서 종이가 얼마나 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당시 기호품으로 나온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담배이다.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담배는 비쌌지만, 급격하고도 광범위하게 유행했는데,

이런 현상을 '담배 쓰나미 - 입 있는 사람은 누구나'라고 표현해 놓아서 그 유행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규방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이러니 담배 예찬을 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담배의 해악론도 나와 통제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늘날에야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텐데,

잘 알지 못하니 오히려 유익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조선 시대의 생활 모습들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니 읽어 두면 좋을 것 같다.

또, 책에 첨부된 사진들이 무척이나 많아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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