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Home Theater 에서 남편과 아들을 양 옆에 끼고

아들이 자기가 집에 돌아오면 같이 보자던 

영화 Oppenheimer 를 드디어 봤다. 


3시간이 넘는 영화인데 우리 가족 셋 중 

의문이 생기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잠깐씩 멈추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쉬엄쉬엄, 

그렇게 전혀 지루한 줄 모르고 봤다. 

영화 자체보다도 우리 셋이서 집에서 

같이 하는 Activity 라는 의미가 크긴 하다. 


솔직히 난 이미 책 American Prometheus 

대강은 읽은 터라 영화자체에 엄청난 기대를 한 건 아닌데



The Inspiration for the Major Motion Picture OPPENHEIMER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

by Kai Bird & Martin J. Sherwin


그래도 나의 대학 시절 교과 과목에 출몰하던 

과학계의 Big Shot 들이 글자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로 생동하고 

더군다나 남편과 내가 지지고 볶으면서 같이 다녔던 

대학교 Campus 가 배경으로 계속 나와서 

영화보는 재미가 배가 되긴 했다. 


장소가 Cal (UC Berkeley)일 때 영화 뒷배경으로 나오는

Sather Tower (The Campanile) 나, 

Oppenheimer 가 강의를 하고 Lawrence 와 논쟁을 벌이는 곳이

Lawrence Hall 이 아니라 당연히 Physics Building 이자 

내가 Physical Chemistry classes 를 택하기도 했던

Le Conte Hall 이겠지?, 등등의 추억소환으로

영화 보는 내내 흥미를 잃을 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지만 

영화 속 칠판이나 의자들은 너무 낯익은 것들이기도 하다. 


대학교 다니는 동안 이 학교의 전설이 된

Ernest Lawrence 와 Julius Robert Oppenheimer

이름을 그 얼마나 많이 들었던가? 



Oppenheimer, c. 1944

ㅡfrom Wikipedia


어쨌든 이 두꺼운 책의 Gist 요지는 바로 이 문장. 


“Oppenheimer’s warnings were ignored—and ultimately, 

he was silenced. Like that rebellious Greek god Prometheus—

who stole fire from Zeus and bestowed it upon humankind, 

Oppenheimer gave us atomic fire. 

But then, when he tried to control it, 

when he sought to make us aware of its terrible dangers, 

the powers-that-be, like Zeus, rose up in anger to punish him.”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

by Kai Bird & Martin J. Sherwin



University of California Radiation Laboratory staff 

(including Robert R. Wilson and Nobel prize winners 

Ernest Lawrence, Edwin McMillan, and Luis Alvarez

on the magnet yoke for the 60-inch (152 cm) cyclotron, 1938. 

Oppenheimer is the tall figure holding a pipe in the top row

just right of center.

ㅡfrom Wikipedia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지만

정작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이 가장 Priviledge 

특권으로 여기는게 노벨상을 수상하고 나서야 

비로소 학교 Campus 내에 자신의 

Designated Parking Lot 이 주어지는 거라는 

그런 농담이 회자되곤 했었다.  


책과 영화로 만난 Oppenheimer 는 물론

나와는 너무나 먼 Stratosphere 성층권계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Oppenheimer 가 잠깐 Caltech 에 있었을 때 

Linus Pauling 과 Chemical Bond 에 대한 

연구로 교류가 있었고 그 유명한 

Manhattan Project 에 합류하기를 권했으나 

Pacifist 인 Linus Pauling 은 거절을 했다는 것.



Pauling in 1962

ㅡfrom Wikipedia


그리고 그 Linus Pauling 이 

내 대학교 졸업식 때 초청연사로  와서

나는 이 유명한 Linus Pauling 과 악수를 하면서 

학과장 Dean 이 주는 졸업장을 받았고

나중에 졸업식 끝나고 Departmental Reception 할 때 

Linus Pauling 과 몇 마디 대화도 해보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는 걸 감안해보면, 


어쩌면 Oppenheimer  

Pauling 만큼 오래 살았더라면 내가 만날 수 있던 

그런 같은 대기권 내의 사람이 아니었을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Linus Pauling 관련, 서재 친구인

그레이스님의 글에 댓글로 달았던 Anecdote 일화. 

https://blog.aladin.co.kr/764042294/14594803


댓글1:  제가 이 책, <The Double Helix> 를 읽고 흥미가 생겨서

Molecular Cell Biology with an Emphasis on Biochemistry 라는 

(MCB:  Track 1) 대학 전공을 선택했고

제가 대학 다닐 당시는 PCR 과 

Human Genome Mapping 이 엄청난 화두였는데

30년+ 동안 정말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낸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저 대학 졸업하던 해, 저희 학과 초청 연사로 

그 유명한 Linus Pauling 이 왔었는데

자신의 평생 동안의 업적 자랑과 Vitamin C 얘기로 

3시간 반 이상 연설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이들이 지겨워서 죽을 뻔 했고 다 잠에 빠졌으며

저는 졸다가 제 이름 호명된 것도 모르고 

졸업장 못 받고 지나갈 뻔 했답니다.


저희 아빠는 이 유명한 학자를 만나게 된 게 

너무 신기해서 Reception 내내 그 누구도 두려워서 

차마 접근하지 못 했던 이 대과학자와 담소하며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답니다.


그나저나 그레이스님의 독서 범위는 정말 광범위하군요.


댓글 2:  제가 Linus Pauling 을 보고 악수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은 해에 이미 91세였는데 

본인 말대로 Vitamin C 를 많이 먹어서였는지

그 큰 키도 고대로, 자세도 곧바르고 총기가 넘치다 못해

기억력이 거의 사진 찍은 것 같은 수준이라 

정말 굉장한 사람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답니다. 

물론 자신의 이야기가 너무 많고 대단해서

끝을 모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그렇게 정정했는데 제 대학 졸업식 2년 후에 타계하셨지요.

저희 아빠한테도 너무 친절하고 정중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같이 영화를 보고 

농부형 인간인 남편은 이미 잠자러 들어갔지만

올빼미형 인간인 아들과 나는 이 영화와 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아들이 집에 있는 동안 

이 책 American Prometheus 을 읽겠다기에 

더불어 Benjamin Labatut 의 

When We Cease to Understand the World 도 

같이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When We Cease to Understand the World

by Benjamin Labatut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 책에도 American Prometheus 에 언급된

기라성같은 과학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이 책은 정말 한 때 Physical Chemistry 와 Biochemistry 

사이에서 갈등했던 나름, 과학도였던 내가 읽어도

무지 Fascinating 하니까.  


12-22-23 (F) 10:34 pm PST

Revised 12-24-23 (Sun) 2:41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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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민 2024-04-13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성글 감사드립니다

Jeremy 2024-04-16 15:42   좋아요 0 | URL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고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