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크리스틴 메데페셀헤르만 외 지음, 권세훈 옮김, 유국현 감수 / 에코리브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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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류의 모든 역사는 생물학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책이 나와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와서 지구인들이 이룩한 문화라는 것들을 관찰한다면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구인들의 철학, 신앙, 문화, 지구인의 문명이 이룩한 모든 것, 소비행태, 거주양태... 권력과 민주주의라는 행위... 그 모든 것들이 외계인의 눈에는 지구인이라는 생물의 행동양상으로 보일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지구상에 인간이 이룩한 모든 문명과 문화라는 것은 생물학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놀라운 주장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세상의 모든 것은 화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물론 이 책 자체가 세상의 모든 것은 화학작용의 결과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구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원자와 그 원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원자가 다른 원자와 결합하는 원리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분자들이 가지는 화학적 특성들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많은 부분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다면 세상은 또한 모든 것이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서 움직이기도 하고, 또한 모든 것이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자연이라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계’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화학이라는 것을 교과서나 제한된 분야에 한정시키지 말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화학이 우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화학적 원리를 어떻게 이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지를 깨닿게 해주는 유용한 교양서적입니다. 과학을 다루고 있지만 그 과학을 학문적인 엄밀성의 차원보다는, 우리의 삶에 나타나는 다양한 화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는 차원에서 흥미롭게 읽고 우리의 교양을 늘려나갈수 있을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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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로 2007-03-3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생물학책 제목이 뭔가요? 호기심이 발동하네요..^^

푸른하늘 2007-03-3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재천님의 인간과 동물입니다.
 
다보스 리포트, 힘의 이동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외 지음, 조현재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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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다보스 포럼을 무척 싫어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한때 신자유주의를 무척이나 싫어했었고, 다보스 포럼이 신자유주의를 이끌어가는 두뇌집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룰라 대통령이 자신의 나라 포르투 알레그로에서 벌어지는 반 세계화운동엔 참석하지 않고, 같은 시기에 벌어지던 다보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였을 때 상당한 분노를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도 이젠 상당히 전보다 현실적인 안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신자유주의를 싫어하고, 신자유주의가 가져오는 병폐들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반 세계화 혹은 또 다른 세계화를 이루어야 할 당위성과, 그 당위성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굳어진듯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슴속에 꿈은 신자유주의의 병패를 막기 위한 굳은 결의를 버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우리라고 범주가 주어지는 집단들이 현실의 경주에서 뒤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급격히 변화하는 새로운 세계에서 힘의 이동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논한 매우 깊은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힘의 이동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 같은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이머징 마켓이 부상하고, 자원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WEB2.0 의 환경이 나타나고, 새로운 소비계층의 부상과, 파워국가의 부상과 세계질서의 재편, 그리고 새로운 화두로 재기되고 있는 글로벌리스크에 대한 논의들이 다양하게 집약되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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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 조선 후기 지식 패러다임의 변화와 문화 변동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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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는 조선의 지식인들 사이에 많은 변동이 일어난 시기라고 합니다. 저로서는 새로이 접하는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숨막힐 듯한 성리학의 압제에 눌려 새로운 학문의 도입은 차단당하고 끊이지 않는 당쟁과 서원을 중심으로 한 선비들의 패거리 움직임으로만 알고 있던 시대에 사실은 거대한 움직임이 술렁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적지 않은 놀라움이었습니다. 실학의 움직임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했던 조선시대에 새로운 시대와 문물에 대한 마니아 층들이 생겨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당시에는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을 통해서 새로운 문물들이 많이 들어왓다고 합니다. 물론 그러한 문물의 수입과 소비를 뒷받침할 경제력의 집중현상이 일어났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 움직임은 일부 괴짜들만의 것이 아니라 정쟁으로 분화된 지식인들의 집단적인 변화로 나타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그러한 변화가 부가 뒷받침되는 지식인들의 문화취향의 변화에 국한되었지, 서구의 시민사회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활력의 근원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한계를 알게되는 것은 무척 안타깝지만,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놀라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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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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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의 재무 상태를 돌아보게 됩니다.

막연히 열심히 살고 열심히 모았다고 생각했던 것,

그것을 다시 꼼꼼히 되돌아 볼때,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요즘 노령화사회를 맞아 노후에 대한 대비가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나의 가계부는 어떤지, 얼마나 알차고, 얼마나 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 책은 재무계획이란 것에 대해서 쉽고 자상하게 알려줍니다.

이야기를 통해서 거부감없이 편안하게, 그러나 절실한 느낌이 들도록.

막연한 미래를 위한 대비가 아니라, 가계부를 쓰듯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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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프로페셔널 -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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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조선. 그 시대에는 조선의 내부에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였다고 한다. 세상은 여전히 끝없는 당쟁과 완고한 유림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지만, 중국과의 교역의 증대로 인해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고, 상업자본들의 축적이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또 그 시대에는 성리학의 이대올로기에서 벗어나 개성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던 새로운 방식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꿈틀거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들의 그러한 삶은 주류적 삶에 끼이지는 못했고 그래서 역사에 그 이름들이 기록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자료들에서 밝혀지는 그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은 오늘날에 이르러서 다시 조명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 시절에는 그들을 벽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자면 매니아인 셈이다. 당시에는 비록 그들이 정진하여 이룬 그런 재주로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제 후세에 와서 우리는 그들을 완고한 조선시대를 나름대로의 뜨거운 정신으로 살다가 갔던 조선의 프로페셔널이라고 불러준다. 그들은 무용가, 화가, 바둑기사, 원예가, 여행가, 조각가... 오늘날의 이름으로 부르면 그렇게 불릴만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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