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이야기
레이 크록 지음, 이현정 옮김 / 문진출판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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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허름한 가게에서 시작한 체인점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강에 나쁘다는 소문과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되고 있고, 갈수록 그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우리나라만 제외하고) 그렇게 막강한 맥도날드도 처음에는 조그만 가게에 불과했다. 더욱이 52세의 만년 셀러리 맨이 인수한 가게에서 시작한 것이다. 맥도날드란 이미지의 부정적인 면과, 맥도날드가 제공하는 음식에 대한 영양학적 불신과, 맥도날드화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규격화 된 서비스... 이런 부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힘찬 성장의 동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맥도날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가도 맥도날드가 가지는 위력적인 힘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 수도 있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시작된 회사가 그런 힘을 가진 엄청난 공룡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과정은 맥도날드에 쏫아지는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감동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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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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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악취가 가득하던 그 시절. 길가에 뭍은 오물에 닿지 않으려고 높은 굽의 구두가 생기고, 도시를 가득 채운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화장실용 향수’가 사용되던 시기였다. 그 시기를 살아간 한 인간의 열망과 좌절.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몸부림과 파멸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별한 태어남에서부터 그는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사람이었다. 생모로부터 버림을 받았으나,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 시절의 평민의 삶이 고단하지 않은 것이 있었을까만, 그에게 주어진 삶이란 것은 그저 힘든 하루하루의 연장이었을 뿐이다. 그러다 그는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를 만족시키고 그에게서 뜨거운 열정을 끌어내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향기였다. 향기를 찾아서, 향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서 그는 세상을 헤집고 다녔다. 마침내 그는 궁극의 냄새. 자신을 만족시키는 그 향을 찾아내게 되었다. 미학적으로는 아름다우나, 현실적으로는 끔찍한 연쇄살인을 벌이는 그의 심리상태는 정상인의 그것이 아니다. 살인을 정당화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윤리를 따지지 않는다. 극렬한 병치. 가난과 부유. 더러움과 고귀함. 인생의 아픔과 인생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동. 그런 암과 명의 병치가 이 책을 끌어가는 힘이다. 살인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살인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주인공의 병적인 심리를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그토록 유명하고,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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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하우스 - 평범한 하루 24시간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7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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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집이 아니다. 집에 숨어 있는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벽장 속에 귀신이 숨어 있다거나 벽을 뚫고 사자가 뛰어나오는 것 같은 비밀은 아니다. 그러나 벽장 속에도 벽에도, 바닥에도, 천정에도 비밀들은 가득하다. 우리는 비밀의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공간에 같이 존재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들 존재의 존재성을 모르는 기이한 동거. 마치 유령과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인간은 이 집에 누가 또 존재하는지를 모르는 그런 이상한 공존. 바로 집안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미생물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지나간 자국에 남은 잔치의 흔적뿐. 마치 보이지 않는 귀신이 흐트려 놓고 채 정리하지 않고 숨어버린 흔적을 보는 것 같이... 이 책에는 우리가 사는 집에 숨어 있는 비밀에 대한 해답이 있다. 우리와 함께 동거를 하고 있는 존재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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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
김진송 지음 / 현실문화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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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왜 하필이면 책벌레일까. 책 속으로 기어들어가고, 또 책을 뚫고 나오는 기이한 목각작품. 이런 나무작업을 순전히 손으로만 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들어갈까. 또 이런 작품을 누가 돈을 주고 사가려고 할까. 특이하고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지만, 그리 돈이 될 것 같지는 않는 작품이다. 그래. 이 목수는 돈을 위해서, 생계를 위해서 나무를 깍는 사람이 아니다. 장인의 반열에 올리기에는 모자람이 있을지 몰라도,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위해 많은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열정만은 높이 사줄만하다. 그렇다고 세상에 흔한 별종들과는 조금 성격이 달라 보인다. 그의 작품에는 단순한 특이함을 넘어선, 왠지 품격같은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형물로서의 가치는 어떨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분야에 전문적 식견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을 돈으로 환산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장식용으로도, 실용성으로도, 미적으로도 그저 그렇다. 그러나 그의 목각 작품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하다. 많은 글을 쓰던 저자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갈증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목각을 택한 것은 아닐까. 그저 그런 추측을 할 뿐이다. 이 작품의 저자는 조용하고, 이 작품을 보는 독자는 시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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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근대 망령으로부터의 탈주, 동아시아의 멋진 반란을 위해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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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아시아론이 서서히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근대란 것이 우리에게 갑자기 닥쳐오기 이전까지 동아시아는 공동체라고 하긴 어려워도 상당한 공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정학적인 인접성은 서로 간에 긴장과 불편함을 주기도 했지만, 또 서로간에 밀접한 교류와 공통된 점들을 가지게 만들기도 했었다.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짐으로 인해, 동아시아의 공동체를 응호하는 논리들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이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에 대한 견제 심리에 쫒겨 탈아 입구를 외치던 예전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틀에서 동북아 공동체를 주장하고 있다면, 최근의 약진하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중국은 유교를 다시 내세우며 유교공동체론을 주장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또 우리나라는 동북아 허브론을 내세우고, 북한을 통해 일본과 대륙을 연결하는 중간 통로의 역할을 맞기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저마다 자신의 입장을 반영하는 이런 아전인수식 동북아 공동체론이 진정한 공동체를 향해가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문화적으로는 더 긴밀한 동북아 국가들이, 서로 다른 종교와 역사를 가진 아세안 국가들보다도 더 응집력이 떨어지는 현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시아가 진정한 공동체를 원한다면 자국중심주의를 벗어난 보다 크고 근본적인 곳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박노자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박노자는 동북아의 공통코드를 저항성에서 찾는다. 중국의 역사는 잘 알려지다 시피, 고래로부터 끊임없는 민란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가까이는 태평천국의 난에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끊임없는 크고 작은 농민들의 봉기가 있어왔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과거로부터 의적에서부터 의병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전횡에 대해서, 신분의 압박에 대해서, 외세의 침탈에 대해서 끊임 없는 저항정신으로 이어온 나라이다. 동아시아에서 이런 코드는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박노자는 바로 이런 점을 주시한다. 그래서 근대가 만든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국경을 장벽을 탈피한 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우리들이 익숙한 애국주의 세계관의 관점에서 보면 불온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노자는 바로 그런 관점 자체가 서구가 우리에게 이식한 근대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동아시아에서 근대라는 껍질을 벗겨낼 때 진정한 동아시아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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