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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식물 - 세상을 보는 식물의 시선
마이클 폴란 지음, 이경식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선정적인 묘사이다. 식물이 욕망을 하다니. 물론 식물도 욕망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개 식물의 의식이 하는 욕망이 아니다. 다양한 식물들 중에서 자신의 종을 살아남기기 위한 힘든 종족보전의 노력을 식물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꿀벌을 끌어들여 자신의 화분을 다른 꽃으로 옮기는데 성공하는 식물이 살아남아서 종을 보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이 책이 가진 주목할만한 특이한 점은 식물이 종의 보존을 위해 유혹하는 꿀벌같은 종의 종류에 인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식물이 인간을 유혹하는 것이다. 마치 꿀벌이 이 꽃이 향긋하니 이 꽃의 화분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은 자신이 감자를 먹고 사과를 소비하며 욕망을 충족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식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의 종족보존을 위해 매개생물을 이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식물의 입장에서는 인간은 그저 자신의 종을 보존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몇몇 식물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인간은 식물다양성을 파괴하고,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식물의 종을 지구상에서 멸절시키며 살아가는 가장 파괴적인 동물이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식물들을 종 채로 멸절시킨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종을 이용하는 결과가 멸절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 행위는 식물도 마찬가지다. 양귀비나 대마초같은 식물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인류를 향해 치명적인 유혹을 가한다. 일부 식물은 지구를 훼손하는 인간이라는 재앙을 만나 속수무책으로 절멸되어가지만, 인간을 유혹하는 능력을 가진 일부 식물은, 인간을 꿀벌처럼 노예로 삼아 이 세상을 실질적으로 점령해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