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굴기 -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의 패러다임
왕지아펑 외 7인 지음, 공병호 감수 / 크레듀(credu)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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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서 방송된 대국굴기란 중국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보고 적잖게 놀랐었다. 거대한 스케일을 다루면서도 세련된 구성이 현재 중국이 서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국방문에서 만나는 중국의 거리들은 아직도 지저분한 모습을 벗지 못한 곳이 많지만, 그 옆으로는 최첨단의 건물이 솟아오르고 있고, CCTV앵커의 옷차람과 말투는 우리나라에 못지 않게 세련되어 있었다. 대국굴기라는 이 세련되고 흠잡을데 없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나는 다시 한번 중국이 오늘날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느낄수 있었다.

 

아쉽게도 나는 대국굴기라는 다큐멘터리를 다 보지는 못했다. 가급적이면 그 방송을 놓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가 보기 전에 이미 몇 회가 지나갔었고, 또 그 뒤에도 몇 번을 놓지고 말았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깐. 서점가에서 대국굴기의 이름을 담은 책들이 차례로 발간되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으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 대국굴기는 각 나라별로 나오는 그 책을 한권으로 요약해서 묶은 것이라서 더욱 좋다.

이제 책으로 다시 만나 찬찬히 읽으면서 대국굴기라는 책에서 내가 읽은 것은 세계를 주름잡았던 강대국이 어떻게 강성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내용만이 아니다. 오늘날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중국이 그들 강대국의 흥성과 쇠락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요약본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내가 본 다큐멘터리에서도 대국굴기는 그 나라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았다. 그 나라가 융성하게 된 원인과 그것으로부터 배울 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대국굴기는 오늘날 거침없는 성장으로 세계 각국을 긴장시키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부적으로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깊은 고민을 않고 있을 중국 내부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들 9개 나라에 관한 8개 장의 마지막 부분마다 적혀있는 결론 부분에서 이들 나라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이 잘 드러난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은 작은 나라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한때 전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었다. 그들은 그들 나라의 곤란한 사정을 밖으로 분출하여 한때 전세계를 지배한 강대국이 되었던 것이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로 작은 나라와 작은 인구를 가진 나라였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한층 더 정교한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에스파냐와 포르투갈보다 더 오랫동안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프랑스와 독일을 대하는 중국의 시선도 몹시 흥미롭다. 프랑스에서는 혁명을 중요하게 다룬다. 억압적 체제를 종식하고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다룬 혁명을 강조한다. 그리고 2차대전 후에 미국의 주도권에 반기를 들고 나토에서 탈퇴를 하고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정책을 칭찬한다. 오늘날도 유럽국가중에서 가장 중국과 가까운 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독일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통합이라는 관점이다. 작은 공국들로 나뉘어져 있던 독일이 통일을 이루고 강한 나라로 도약한 과정과, 2차세계대전후 동서독으로 나뉘어져 있던 독일이 마침내 다시 통일을 이룬 것은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 있고, 오늘도 대만과의 통일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러시아와 일본을 보는 시선도 무척 흥미롭다. 러시아는 공산혁명의 종주국이고 중국의 오늘이 있도록 한 일등 공신이지만 러시아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무척 냉소적이다. 냉전이 끝날 무렵 무분별하게 개혁과 개방이라는 이상적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소련의 해체와 러시아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다시 서서히 도약하고 있는 러시아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일본에 관해서는 더욱 비판적이다. 비록 대국이 되기는 하였지만 아시아를 약탈하는 잘못된 방법을 택하였기에 강대국 일본의 몰락과 전쟁에서의 패전은 예정된 것이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뜻밖에도 무척 너그럽다. 중국이 가장 큰 경쟁대상으로 여기고 있을만한 미국이고, 미국의 패권을 무척 불편하게 여길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개척자 정신과 창의적 정신. 끊임없는 혁신. 이민족의 이민이 용광로처럼 뭉쳐서 하나의 구심점을 형성하는 것 등을 찬양하고 있다. 미국을 닮고자 하고, 미국만큼 강하고자 하는 욕심과 이민으로 이루어진 미국과 여러 소수민족을 껴않고 있는 중국의 처지를 병치시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가장 강한 대국 앞에 몸을 낮추고 힘을 키우려는 중국의 태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대국들의 흥망을 다룬 이 책에서 세계의 역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조망하는 지적 경험과 함께, 세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과 세계의 역사에서 중국이 무엇을 취하고자 하는가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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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의 문명과 반(反)문명 - 새로운 Great Game의 주 무대로 부상하는 중앙아시아의 위기와 기회, 갈등
이웅현 지음 / 리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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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초원이 있던곳. 중국과 유럽의 사이에 위치한 곳. 지정학적 요충이자 막대한 자원이 뭍혀있는 곳. 그곳을 우리는 중앙아시아라고 부른다.  정확히 말하자만 ...스탄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섯개의 나라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태고 이래로 그 지역을 차지하며 살아왔던 수많은 민족들과 구 소련에 편입된 이후 그곳으로 이주한 고려인, 러시아인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역사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숨가쁘듯이 그들에게도 오늘날의 상황은 숨가쁘다.

일부는 문명을 지향한다. 일부는 반 문명을 지향한다. 반문명이 몰문명은 아니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를 뿐. 굳이 예를 들자면 렉서스를 지향할 것인가 올리브 나무를 지향할 것인가의 차이이다. 그들의 세계가 우리와 다르기에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 이만한 책을 가질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다소 비싼 가격만큼이나 두툼하고 글씨가 빼곡한 이 책은 우리에게 그들의 삶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막연한 낭만이 아니라, 실존하는 그들의 삶을 알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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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의 아나키즘
노암 촘스키 지음, 이정아 옮김 / 해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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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양심이라고 해야할까. 오늘날 우리나라 지성인들이 사회체제에 대한 비판을 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 된 사람이 바로 노암 촘스키이다. 언어학자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정치사상가로 더 유명세를 떨치는 바로 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는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일체의 비인간적인것,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구조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아왔던 사람이 바로 그 이다.

그러면 쉴새없이 각종 저작을 통해 그런 날카로운 비판을 늘어놓는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늘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비판의 날카로움은 인정하되, 대안이 없는 비판은 그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는 아나키즘이란 것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그 이름만 들어도 모골이 송연한 그 과격한 이념이 아니라, 인간이 가장 인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모든 사상가들이 은연중에 꿈꿔온 바로 그 사회의 다른 이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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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감상실 - 영상으로 만나는 불멸의 거장, 세기의 명연
진회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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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보는 것이다. 공연장에서 눈 앞에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모습을 보면서 각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들을 구분하면서 듣는 음악은 얼마나 생생한 것인가. 음악만 들을때의 느낌과 연주회장에서 직접 듣는 음악의 감동은 확실이 다르다. 그 감동의 차이를 음질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의 차이에 있는 것이다.

어두운 음악감상실. 어두운 조명. 의자에 눈을 감고 않아서 음악을 열심히 집중해서 듣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찾아보기도 힘든 음악감상실. 그러나 한때는 그곳에 음악인들의 최고의 메카였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LP 판을 거쳐서 DVD로 공연 실황을 직접 보면서 음악을 들을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아무리 화질이 좋은 DVD로 대형 화면으로 음악을 감상한다고 하더라고, 생생한 공연의 현장에서 듣는 음악과는 차이가 있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음악만 듣는 것과 화면을 보는 것과의 차이는 또한 분명하다. 이 책은 바로 그 듣는 음악에 대한 안내서이다. 많은 클래식 음악DVD들의 존재는 그 많은 음반들 중에서 옥과 석을 가리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좋은 음반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음악의 진수들을 우리에게 소개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기쁨을 만끽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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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 극한의 인간 도전 ... 정상에 그들이 있었다
이용대 지음 / 마운틴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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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도전이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근대 초기에는 등산이란 단순한 체력과 정신력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근대 초기의 등산은 두려움과 미신과의 싸움이기도 했었다.

높고 깊은 산중에는 귀신이 산다는 두려움과 싸워서 이기고,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인간에게 결코 금지된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쌓아나가는 과정이었다. 알피니즘의 역사는 그런 어려움과 금기를 하나씩 꺠고 전진해온 역사이다.

단순히 산에 오른다는 것에서 벗어나, 어떤 루트를 통해서 오르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더 높고 더 위험한 산에 오르기 위해서 등반기술과 등반장비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서 산소가 필요하게 되었고, 커다란 원정대의 동원에 의한 과학적인 등반대가 조직화되었다. 그리고 다시 무산소등정, 그랜드 슬램의 달성. 셀파를 적게 동원한 등정, 최연소 등정, 여성의 등정, 장애인의 등정등의 도전이 이어져왔다.

아직도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인간은 도전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들. 불굴의 의지와 뜨거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도전의 역사. 그리고 그 과정의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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