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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망상기계들의 유토피아 - 인간의 본성과 생명을 다시 생각한다
알렉산더 키슬러 지음, 전대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놀랍게도 외국인이 쓴 이 책은 놀랍도록 자세하게 황우석 사태를 다루고 있다. 미국까지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니 외국인들도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으려니 생각은 들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을지는 몰랐다. 국내에 있으면서 비교적 그 사태에 관심을 가진 나보다 이 책의 저자가 그 사건을 더 자세히 알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황우석 사태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과 황우석 교수에 대한 복권을 논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런 움직임에 일부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책은 황우석 교수사건을 중심으로 생명윤리에 대해서 깊이 논증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으로 인해서 생명윤리를 둘러싼 두 줄기의 큰 윤리적 흐림과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즉 영미권과 유럽권의 윤리관이다.
흔히 카톨릭적 보수적 윤리관으로만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윤리관에는 유럽의 뿌리깊은 철학적 입장이 관련되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지난 십수년동안 인간의 도구화에 한걸음씩 가까워져 왔다.
인간의 생명에 대해 인간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뇌사란 개념의 도입과 그에 따른 장기적출의 합법화. 소위 죽을수 있는 권리에 의한 인공호흡기의 제거.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라는 개념을 둘러싼 낙태의 합법화문제. 그리고 역시 그와 비슷한 논리에 의한 배아복제문제이다. 과학은 우리에게 진보라는 개념으로 각인되어 왔다. 그것은 생명공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은 항상 진보라는 측면으로 생각되어져 왔었다. 그런데 이 책은 과연 그러한가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