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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달까지 - 파리에 중독된 뉴요커의 유쾌한 파리 스케치
애덤 고프닉 지음, 강주헌 옮김 / 즐거운상상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프랑스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미국인의 프랑스 체험기,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머물면서 느낀 프랑스 문화,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을 적은 책이다. 5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이 책은 프랑스를 묘사하되 지나가는 시선이 아니라, 내부에서 프랑스의 속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설명하는 책이다.
프랑스에 대한 여행기로는 도저히 알수 없는 정밀한 이야기. 작가의 직업인 기자 특유의 명민한 관찰력. 그리고 프랑스에서의 짧지 않은 체류의 경험이 제공하는 풍부한 경험. 같은 기간을 체류한 일반인을 뛰어넘는 다양한 현지상황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가 파리를 맛갈나게 소개하는 책이다.
프랑스. 그중에서도 파리는 이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여행마니아들에게 파리에 관해 알려주는 책들이 서점에 넘쳐난다. 파리의 고서점, 파리의 고급카페, 파리의 독특한 상점, 파리에서의 쇼핑에 대해서.... 파리의 한부분만을 떼어내서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세분화된 책들도 많다. 파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이 펴낸 파리체험기들도 많다.
그많은 파리에 대한 정보들 중에서 이 책이 두드러진 것은 아름다운 사진이나, 파리의 중요한 명소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파리사람들의 내면을 소개하는 것이다. 파리지앵들의 삶, 그들의 희노애락, 그들의 사고방식, 그들이 좋아하는 것, 다른 나라 사람(미국인)의 눈으로 볼때 그들은 다른나라 사람과 어떻게 다른지...
파리와 프랑스 유럽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지만 정작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사고방식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우리들의 지적욕구는 문화재나 관광명소 혹은 그들나라의 독특한 외양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지금 우리들에게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 그리고 나른 나라에 대해서 정작 알아야 할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프랑스 파리를 여행할때 느꼇던 것들과 동감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내가 프랑스 사람들을 보면서 느꼇던 막연한 느낌이 파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이 사람 역시도 같이 느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 게다가 그런 문화적 습성의 차이가 그들의 사화문화정치적 태도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그리고 무척 유사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그들의 삶이 어떤 원리와 리듬 - 눈에 뜨이지는 않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원칙 - 에 의해 결정되고 작동되고 있는지를 느끼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프랑스에 대해서 가장 쓸만한 자료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책 - 큐어리스 프랑스 - 를 뛰어 넘어서 파리지앵들의 삶과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해준 보기 드물게 마음에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