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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레인 -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에 진화하는 현대인의 뇌
개리 스몰 & 지지 보건 지음, 조창연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디지털의 시대이다. 오래전부터 아날로그로의 회구를 부르짖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이 그렇듯이 단말마의 비명처럼 외마디 소리에 그쳤을 뿐이다. 이제는 누구도 도도한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감히 대항할 생각을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은 오늘날의 트렌드를 넘어서 현대성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태어나서 이런 세상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내이티브 스피커 들처럼,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난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부모는 태어나긴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났지만, 자신들이 활동하는 시기에 디지털 혁명을 맞이 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디지털 이주민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세상은 소수의 아날로그 인들과 함께 디지털 이주민이 디지털 원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디지털 이주민과 디지털 원주민은 표면적으로 보기엔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내면적 현실은 다르다. 두 종족 사이에는 두뇌의 신경회로 자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릴때에 외국어를 공부해야 언어습득이 빠르듯이,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온 원주민과, 어른이 되어 뇌가 성숙한 다음에 디지털을 습득한 이주민 사이에는 좁혀질 수 없는 간격이 있다.
우리의 뇌는 현실에 반응하며 뇌 자체의 신경회로를 새로이 구축한다. 그런 뇌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달라진 뇌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이주민의 뇌는 업그레이드 되어도 원주민의 뇌만큼 디지털에 최적화되기는 힘들다. 원주만의 뇌는 너무나 디지털적이라고 이주민들이 잘 사용하는 아날로그적인 기술들 - 대인관계 같은 - 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우리가 아무리 디지털이 주도하는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이 세상의 물적 기반은 역시 아날로그이다. 디지털 원주민도 그들의 몸과 두뇌자체는 아날로그이다. 비록 그들의 두뇌가 작동하는 신경회로의 작동방식은 디지털적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디지털적인 기술과 함께 아날로그 적인 기술이 함께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잘 지적하고 있는 책이다. 원주민에게는 이주민에게서 얻을수 있는 지혜를, 이주민에게는 보다 디지털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실용인문학적인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