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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펙트 -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힘
이준구 지음 / 아라크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facebook.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통해 적지 않게 들었던 말이다. 새로 유행하는 트렌드라고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것. 어떤 모임에 갔더니 같이 늙어가는 친구가 자신이 페이스북을 하는데 좋다고 나에게도 해보라고 권하였던 서비스. 검색해서 즐겨 찾기에 넣어놓고, 친구 몇사람을 선택하긴 했는데 더 이상은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고 별 재미를 모르겠는 서비스. 그게 바로 요즘 유명한 페이스북이란다.
나같이 제법 컴퓨터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는 등, 남들이 보기엔 성공적으로 디지털 문화에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사실 새로이 등장하는 서비스에 적응하는데는 서투르다. 디지털 이주민인 탓에 아무래도 디지털 원주민들 보다는 적응력이 떨어지는 탓일게다. 그래서 새롭지만 중요한 서비스가 나올때는 그 새로운 서비스에 관해 통찰력 있는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에게 페이스북을 권한 친구에게 그 말을 했더니 '너는 디지털도 아날로그방식인 책을 통해서 이해하느냐' 라며 웃는다. 맞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이주민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한국사람이 적은 책이다. 고려대학교를 나온 저자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하는 말을 찬찬히 읽어보면 마치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1.5세 같아 보인다. 이 저자는 디지털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영어실력도 보통이 아닌 것 같다. 미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하면서 미국사람들의 현실생활을 마치 자신이 눈으로 보고 있는 듯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어학연수로 잠시 지냈던 것을 기반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일까... 어쨋든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멋지다. 이 책은 아날로그 세대를 위한 다른 디지털 입문서와는 또 다르게 우리 젊은이들의 글로벌화된 위상을 사정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논리정연하게 문장을 만들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디지털에 적응하는 능력도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게다가 영어를 읽는데는 상당히 자유로운 사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 책에 나온 방대한 양의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나 같이 적응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너무 늦지 않게 트렌드에 합류할 수 있고, 단순히 합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오늘날의 디지털 문화가 얼마나 진전되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 젊은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디지털 문화에 대한 느낌도 덤으로 얻을 수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맞이하고 있는 변화이지만, 사람마다 이해의 폭이 다른 문화. 이 책 덕분에 나도 좀 더 오랜 시간동안 디지털 이주민으로서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