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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훔쳐! 1 - 갱스터 브레이크
이진영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것이 좋다. 영양가가 많은 책도 좋지만, 세상은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살 수 없듯이, 고상한 지식만을 섭취해서 살아갈 수는 없다. 한번씩은 독서를 통해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책이라고 해서 배울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진리나 형이상학적인 지식도 있지만, 그렇게 우아하지 않은 곳에도 세상의 진리는 존재하는 법이다.
조폭, 밀수꾼, 오락실.... 그리고 그들과 마주치고 때로는 그들과 통할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형사, 세관, 공항 직원들... 우리사회의 밝은 모습은 아니지만,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는 그런 사람들의 존재에 대한 탐구. 우리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책상물림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 그런 것을 알려주는 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의 묘사는 무척 사실적이고, 마치 이런 일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로 우리 옆에서 실재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어쩌면 사실일지도, 어쩌면 지나친 상상력의 산물일지도... 그러나 우리가 아이리스, 아테나를 즐겨보는 것보다는 이 책의 내용이 훨씬 더 현실감을 갖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실제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대단한 지혜를 얻는 책은 아니지만, 삶에 대한 큰 교훈을 얻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충분히 대리체험을 할 수 있는 지적 오락물을 제공하는 것은 틀림없다. 잘 만들어진 한편의 오락영화. 잘 만들어진 드라마 이상의 효과를 가지는 책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책을 우리가 잘 모르는 사회를 알려주는 가장 다큐멘터리 혹은 가상 르포 같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까....
흥미롭고,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그리 가볍지 않은 책이다. 머리가 아플때. 삶이 지루할 때, 뭔가 재미있는 것이 간절하게 그리워질때. 혹은 세상을 좀 더 넓게 알고 싶은 마음이 들때... 가볍게 혹은 진지하게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