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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ㅣ Young Author Series 1
남 레 지음, 조동섭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의 프로필을 보고 살짝 부러움에 샘이 나더랬다. 나는 아직도 이나라를 떠나본적도 없는데 베트남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라고 현재는 미국과 오스트레이일리아 오가면 생활한다는 더불어 저자의 화려한 수상이력까지 나뿐만이 아니라 저자의 이력을 접하게 되는 이들의 한결같이 부러워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저자의 삶이 보트와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아마 이작품의 전체분위기에 휩쓸려서 일수도 있을것이다. 더 풍요로운 삶은 찾아 힘든 여정을 해야만 했던 보트처럼 말이다.
표제작 <보트>를 포함해서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단편 <사랑과 명예와 동정과 자존심과 이해와 희생>편을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저자 자신의 고백과도 같은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글쟁이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독자로 하여금 알아달라고 투정부리는듯하면서도 후회와 희망을 엿볼수가 있는데다음 작품들도 마찬가지이다. 14살의 나이에 살인을 저질러야 했던 소년, 18년전에 헤어진 딸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이제는 늙어버린 화가의 독백, 존재감이 없던 제이미에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관심과 어머니의 병과 아버지, 어린 동생. 그들에게는 가족이 있기에 희망이 존재할것이다. 며칠후면 히로시마에는 원자폭탄이 투하될것을예견이라도 하는것일까. 소녀의 눈으로 보는 일본의 모습은 그야말고 거짓과 허상으로 이루어진 세상뿐. 이제는 그곳에는 희망조차 찾아볼수 없을것이기에 안타까웠다. 여성의 잔혹사를 그린 <테헤란의 풍경>, 마지막으로 더 낳은 삶을 찾아 떠날수밖에 없었던 난민들의 이야기인 <보트>까지. 띠지의 "감동적이고도 놀랍도록 창의적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지만 내가 느낀 <보트>는 감동과 창의와는 좀 다른 느낌에 무언가 쉼없이 얘기를 하고 싶고 행동은 취하고 싶은 갈망은 넘쳐나지만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와 절제 정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일까 하나같이 가독성 유무를 거론하기 힘든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단편들은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아직 젊은 나이인데 어찌 이리도 회색빛으로만 삶을 그려내서 일까. 저자의 고향이 풍요로움의 산실인 미국이 아닌 전쟁의 아픔을 지닌 베트남이라는 소수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보트>라는 작품과 무관하지는 않을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저자가 보는 세상은 어떤 색일지 지금은 한창 비가 내리는 추적추적한 하늘을 그리고 있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비가 그친 청명한 하늘을 그려낼지 의문과 다음 작품에서는 지금보다는 조금더 밝을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는 희망도 가져본다.